오버추어 향한 NHN과 다음의 다른 시선

일반입력 :2010/05/05 10:31    수정: 2010/05/05 15:10

이설영 기자

국내 포털에서 '검색광고'는 포기할 수 없는 수익의 한 축이다. 이런 가운데 검색광고 대행사 '오버추어'를 둘러싼 NHN과 다음의 상반된 시선이 1분기 실적에서 극명하게 나타나 눈길을 끈다.

1분기 국내 포털들은 비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NHN은 매출 3천788억원, 영업이익 1천505억원, 순이익 1천131억원을 기록하며 포털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검색 매출이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해 NHN 측은 검색 부문은 경기개선에 따른 검색광고 시장의 활성화와 신규 광고상품이 안정적으로 성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음의 경우 매출 712억원, 영업이익 193억원, 순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검색 매출은 39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5.6%를 차지했다.

실적을 숫자로만 두고봤을 때는 NHN과 다음의 수익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NHN에게 있어 오버추어는 장기적·필연적으로 '이별'을 해야만 하는 파트너이지만, 다음은 오버추어와 당분간은 보다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NHN-오버추어, 결별 여부 관심

NHN은 장기적으로 검색 관련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에 검색광고를 전담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 최대 검색광고 대행사인 오버추어를 통해 검색 관련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으나, 적지 않은 수수료를 생각하면 자생력을 키우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NHN은 연말로 예정된 오버추어와 재계약 시점까지 어떻게든 NBP의 비중을 늘리려는 계획이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5월부터 NHN은 NBP를 통해 직접 검색광고를 운영하는 광고주들에게 광고비 5%를 쿠폰으로 적립해 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오버추어의 최대 장점은 현재로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광고주 규모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더 많은 광고주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 오버추어와의 결별은 현실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황인준 NHN CFO는 1분기 실적에서 오버추어에 의한 매출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따라서 재계약 여부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다음-오버추어, 매출 극대화 필요

반면 다음은 오버추어와의 관계를 더 공고히 유지해야 할 입장이다. 지난해 검색광고 대행사를 구글에서 오버추어로 변경한 후 첫 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1분기 결과를 통해 자신들이 '현명한 선택'을 했음을 확인했다.

다음은 1분기 검색광고에서 전년동기 대비 38.8%, 전분기 대비 13.2% 성장한 3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위 다음이 NHN에 한발짝 다가서기 위해서는 올 한해 검색광고에 쏟는 정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NHN과 오버추어의 재계약 여부에도 마냥 '강 건너 불구경'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국내 포털 중 검색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NHN이 오버추어와 이별을 고하게 될 경우 광고주들의 이동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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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측은 자체 검색광고 매출을 극대화함으로써 NHN과 오버추어의 재계약이 미치는 영향을 극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검색광고 영역을 두고 NHN이 자립을 외치고 있는 반면, 다음은 오버추어와 파트너십을 더 단단히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미묘한 상황을 연출하는 듯하다면서 어쨌든 확실한 것은 국내 포털들이 검색광고 영역을 수익면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며 연말께에는 새로운 장면들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