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플래시 비난'은 반독점조사 회피책?

일반입력 :2010/05/04 09:17    수정: 2010/05/04 14:56

이재구 기자

애플이 미 반독점당국의 과녁 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포스트,ZD넷 등 외신은 4일 미법무부와 미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애플의 아이폰4.0개발자키트에 포함된 라이선스동의 항목(3.3.1항)에 대한 반독점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사여부가 1주일 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는 반독점 당국의 조사내용은 '애플이 인기품목인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의 어플 개발자들로 하여금 경쟁사의 SW개발툴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의 SW외주개발 조항 3.3.1은 광범위하게 보면 ‘어도비플래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독소조항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애플의 최대 게임 개발자 가운데 하나인 태퓰러스의 바트 디크렘 CEO는 “애플이 플랫폼을 풍부하게 만들어 가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ZD넷은 이와 관련, 최근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갑자기 공개적으로 블로그에 “플래시를 피하는 이유”를 써가며 야단법석을 떤 이유와도 연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문제의 개발 조항, 어떤 내용이길래?

美독점당국이 주목해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애플의 아이폰 4.0 SW 외주개발 방침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SW개발자들에게 자사에서 제공하거나 또는 중립적인 프로그래밍 툴만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의 3.3.1항의 내용은 ‘애플리케이션은 애플이 사전에 만든 다큐멘트API를 사용해야 하며 어떤 사적인 API를 사용하거나 요구하면 안된다. 애플리케이션은 처음부터 아이폰OS웹키트엔진에 의해 실행되는 오브젝티브-C, C, C++, 또는 자바스크립트로 쓰여야 한다. 또 C, C++,오브젝티브-C로 쓰여진 코드만이 취합되어 직접 도큐멘트API로 연계된다.(즉, 중간번역, 호환계층, 또는 호환툴을 통해 도큐먼트API에 링크되는 애플리케이션은 금지한다.)’는 것이다.

ZD넷은 미연방반독점당국의 이러한 성격의 조사는 반독점소송을 할 필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작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법무부나 FTC 어느 한 쪽에서는 뭔가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잡스의 플래시 공격은 반독점 회피책?

뉴욕포스트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 애플에 대한 반독점당국의 조사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ZD넷은 이같은 반독점 규제 당국의 움직임을 최근 스티브 잡스가 공개한 ‘플래시에 대한 생각’이란 공개편지와 연계시키면서 잡스의 편지는 반독점당국을 향한 제스처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주 애플의 블로그를 통해 플래시의 안정성,보안성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왜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가 등에 대한 문제점을 들춰내려고 노력했다.

ZD넷은 스티브잡스가 갑자기 플래시에 대한 생각을 쓴 데 대해 ▲개발자가 3.3.1항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는가 ▲어도비가 애플은 공개적이 아니라면서 PR공세를 폈는가 ▲어도비가 피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는가 ▲왜 잡스는 사안을 플래시에 대한 불만으로 몰고 가려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ZD넷은 뉴욕포스트의 보도대로라면 잡스의 플래시에 대한 불만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잡스가 블로그에 토로한 플래시에 대한 불만은 실제로 규제당국자들에게도 전달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플래시에 대한 불만 가운데 일부는 동의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의 글은 어도비SW가 제한적인 SW라는 점을 잘 요약하면서 외주개발조항 3.3.1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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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지난 주 IT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플래시에 대한 생각’이란 공개편지를 통해 양동작전을 편 셈이다.

그는 한편으로는 플래시와 담쌓는 이유를 대내외에 천명하면서 어도비와 분명히 선을 그었으며, 또 한 편으로는 연방규제당국의 SW외주개발 독소조항에 대한 조사 움직임에 크게 어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