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은 많은데 사람은 없고" 모바일 개발자를 잡아라

일반입력 :2010/04/07 19:25    수정: 2010/04/07 19:36

남혜현 기자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귀하신 몸으로 떠올랐다.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들까지도 앞다퉈 모바일앱 프로젝트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개발자층은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업계 반응이다.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싶어도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SW기업들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20명 구인에 5명 채용도 버겁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은 모바일앱 분야를 강타한 구인난을 반영한다.

중소SW 업체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뽑으려고 해도 뽑을만한 개발자가 너무 부족하다는게 헤드헌팅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에이스파트너스의 서제용 헤드헌터는 "KT에서 아이폰을 국내 도입한 이후 각 기업체에서 앱 개발자를 찾는 움직임이 크게 늘었다"면서 "다만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개발한지는 아직 1년 6개월이 채 안됐기 때문에 기업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경력자가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눈을 좀 낮춰도 상황은 만만치 않다. 헤드헌팅 업체 사람인의 장치국 국장은 "기업이 선호하는 안드로이드 개발경력은 1년 이상이지만, 모바일SW 개발경험이 있다면 (안드로이드 경력) 6개월만 되도 채용하려 한다"면서 "개발 프로젝트에 2번 이상만 참여해 본 사람이면 뽑으려 하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기전 국내 모바일SW 시장은 사실상 그로기 상태였다.

2000년대 초반 이동통신사 무선 인터넷인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기반 모바일 솔루션 시장이 한때 확대됐으나 시장 구조가 이통사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전문 업체들의 자립 기반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개발자들이 모바일 시장을 떠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정체성을 유지해온 모바일 솔루션 업체들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갑자기 폭발한 것이다. 최근 모바일앱에 뛰어드는 개발자들이 늘고 있으나 인력난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과도한 업무가 부여되는 중소기업을 가급적 피하려는 개발자들의 성향도 강해졌다.

코리아 브레인 심일형 차장은 "중소기업에서 안드로이드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모집하려는 움직임이 작년 연말부터 거셌다"면서 "그러나 개발자가 없다보니 연봉을 더 주고서라도 뽑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장치국 국장 역시 이전에는 모바일 개발자들 연봉 수준이 일정정도로 정해져있었던 것에 비해 최근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은 왠만큼 원하는 수준으로 맞춰줄 정도라고 언급했다. 회사규모와 경력 등 사례에 따라 다르지만 기존 연봉에 비해 10~15% 정도 상승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구인은 언제 끝나려나'라는 중소업체들의 고민은 좀체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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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비교적 구인난에서 여유로운 편이다. 대기업이 '사람 부족'을 부서 전환과 재교육을 통해 해결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프로그래밍 언어에 익숙한 개발자들을 부서전환 시킨 후 재교육을 통해 대체 투입하고 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LG같은 경우 최근 부서이동을 하면서 중국에 파견됐던 모바일 전문개발자들을 안드로이드 파트로 재배치했다"면서 "인원이 많고 회사규모가 크다보니 업무 전환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해결책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협력이나 하청업체로 일하는 중소기업 입장의 경우 당장 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팀구성을 단기간에 마쳐야 하는데 내부 교육을 할 시간 자체가 없다"면서 "따라서 급하게 인력을 뽑게 되고, 업무량 역시 함께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