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아냐" HP, 초소형 워크스테이션 공개

일반입력 :2010/03/25 17:54    수정: 2010/03/26 15:46

류준영 기자

(LA=류준영기자)HP가 올해 전략 제품으로 띄운 초소형 워크스테이션을 마침내 공개했다.

23일(현지시간) HP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레이 스튜디오(Raleight Studio)에서 열린 ‘HP 워크스테이션 미디어데이’에서 올해 워크스테이션 주무기인 ‘Z200 SFF(Small Form Factor)’를 공개했다.

워크스테이션 속에서 또다른 워크스테이션을 끄집어내는 ‘깜짝쇼’를 연출한 테리 필스너(Terry Pilsner) HP 워크스테이션 연구개발(R&D)소장은 “여러분 눈앞에 놓여진 PC는 일반 데스크톱이 아닌 워크스테이션이 맞다”라며 놀라는 동작을 취했다.그가 들고 나온 제품은 시중에 판매되는 워크스테이션의 3분의 1 크기다. ‘미니타워’ 스타일의 워크스테이션을 내놓은 것은 HP가 처음이다.

초소형 워크스테이션 범용화를 위한 원천 기술을 확보한 HP는 열처리를 고려한 ‘저전력·저발열·저소음’ 설계 구조를 완성했으며, 이밖에 오픈GL 3차원(D) 입체 그래픽이 지원되는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와 2테라바이트(TB) 고속 저장장치, 최대 16기가바이트(GB) ECC(Error Check Correct) 메모리 등을 탑재해 일반 워크스테이션 못지 않는 성능을 발휘한다.

이에 더해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사후서비스 기간을 늘리고, 공구 없이도 기본적인 기기 유지 보수가 가능한 툴 리스(Tool Less)설계에 폴리염화비닐(PVC) 등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품 소재를 최대한 배제했다. 무엇보다 이 제품의 강점은 89%대까지 전력효율성을 높였다는 것.

테리 필스너 소장은 “기존 워크스테이션은 전력 100% 중 60% 정도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었으나 이번 Z200 SFF는 이보다 훨씬 높은 89%의 전력효율성을 갖춰 그만큼의 전기료 부담을 덜었다”라고 설명했다.

Z200 SFF는 인텔 '코어 i3' 및 'i5' 시리즈 기반의 듀얼 코어 프로세서 옵션뿐만 아니라 엔터프라이즈급인 '제온 3400 시리즈' 기반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선택사항으로 제공한다.

이번 행사의 총책임자인 제프우드(Jeff Wood) HP 워크스테이션 글로벌마케팅 총괄 사장은 “작년 4월 미국 BMW디자인 그룹인 디자인웍스(Designworks)가 참여했던 네할렘 워크스테이션 Z시리즈를 이어갈 소형폼팩터 제품과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라며 “이 같은 폼팩터의 변화는 우리 생활 주변으로 워크스테이션 활용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예로 HP는 3차원(D) 입체영상 효과를 주며 촬영할 수 있는 모션픽처 솔루션 제작판매 업체인 ‘페이스 스페이스(Phase space, 위상공간)’와 경주용 자동차 설계 및 경기 시뮬레이션에 워크스테이션을 도입한 ‘루조 드래곤 레이싱팀’, 오는 6월 개봉을 앞둔 3차원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 3D’에 제작사인 드림웍스, 건축 설계 디자인 공장이라고 불리는 야즈다니 스튜디오 등의 전문 엔지니어를 각각 초대해 4개의 섹션으로 나눠 설명회를 열었다.

섹션 별 진행에선 특히 페이스 스페이스의 독창적인 3D 입체 카메라가 주목을 끌었다. 이는 3D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촬영 때 섰던 솔루션과 비슷한 제품이다.

두 대의 워크스테이션이 촬영과 동시에 영상을 입력, 렌더링해 이전 컴퓨터그래픽(CG) 편집에 소요된 평균 60시간의 작업강도를 6시간대로 낮춘 획기적인 솔루션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160개의 솔루션이 판매됐으며, 한국엔 4대가 학술연구단체를 통해 판매됐다. 이 시스템 구축에 드는 비용은 평균 3억원대. 영화뿐만 아니라 헤일로 등의 대작게임에도 도입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참석한 미디어들의 시선을 끈 회사는 루조 드래곤 레이싱팀으로 경기 중 원격 측정시스템인 텔레메트리(Telemetry)에서 엔진설계에 이르기까지 워크스테이션 시스템 기술을 도입해 쓰고 있다.

질 드 페란(Gil de Ferran) 루조 드래곤 레이싱 사장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각종 시스템들을 이용해 한번에 많은 데이터를 작동시켜야 하며, 경기장 밖에선 부품 디자인 및 데이터 수집 시뮬레이션 최적화 등의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HP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통해 경주용 차의 모든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서스펜션과 랩 시뮬레이션, 엔진 시스템 등을 자유롭게 원격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야즈다니 스튜디오는 HP 워크스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건축설계 디자인에서, 보통 10년간 걸리던 프로젝트를 6개월로 단축시킨 사례를 소개해 참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HP는 올해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비즈니스에서 전체 매출의 10%이상의 성장목표로 내걸었다.

PC제조사 중 워크스테이션 사업부를 따로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는 조직은 HP가 유일하다. 워크스테이션 판매영업이익은 일반PC에 3배에 달한다.

정운영 HP 커머셜 시스템 담당 이사는 “지난해 움츠렸던 기업시장의 수요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고, 신규와 교체시장의 수요 물량도 최근 급격하게 늘어 올해 목표판매량 도달까진 무난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공략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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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짐 자파라나(Jin Zafarana) HP 워크스테이션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꾸준한 성능향상으로 HP는 올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워크스테이션 비즈니스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라며 “특히 어도비 등 빠른 애플리케이션 구동과 전력효율성 증가, 대폭 늘어난 사후서비스 기간, ‘퍼포먼스 어드바이저(Performance Advisor)’ 등의 사전 소프트웨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전체 워크스테이션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HP가 42.4%를 기록, 경쟁사인 델을 0.4% 차이로 가까스로 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