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유튜브 불법?…방통위도 ‘아리송’

일반입력 :2010/03/09 07:00    수정: 2010/03/09 17:51

김태정 기자

“아직 확답 못하겠다. 불법은 아니지 않을까?”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유튜브로의 동영상 올리기 기능이 불법인지 여부를 놓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리송하다는 입장이다. 애꿎은 소비자들만 혼란이 커졌다.

■방통위 “아직은 검토 중”

8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아이폰으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행위가 인터넷 본인확인제 저촉인지 여부를 검토했다. 일단 불법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검토를 더 해야겠다는 결과가 나왔다.

방통위 네트워크윤리팀 조해근 팀장은 “유튜브 한국사이트(kr.youtube.com)는 구글이 지난해 폐쇄했다”며 “아이폰에서는 ‘youtube.com’으로 접속되기에 인터넷 본인확인제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관계 부처와 법적 검토를 더 해서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며 “아이폰 사용자 편의를 최대한 지키는 방향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본인확인제는 일평균 이용자 수 10만명 이상의 사이트에 대해 실명 인증을 강제한 정책이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작년 초 이를 거부, 이용자 국적 ‘한국’으로 된 게시물 게재를 차단했다.

이에 따라 유선에서는 국가 설정을 ‘한국’외 다른 나라로 하는 등 다소 불편한 절차를 걸쳐야 유튜브 동영상 올리기가 가능한 실정이다. 청와대 역시 다른 나라 국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홍보 동영상을 올린다.

그러나 아이폰에 탑재된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통하면 ‘한국’으로 국가 설정을 해도 동영상이 올려진다. 이에 대한 불법 여부 논란이 8일 오전 언론에 오르자 방통위는 늦장 검토에 나선 것이다.

■KT “생각을 못했네”

아이폰을 국내 유통하는 KT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못 피할 전망이다. 방통위처럼 아이폰 출시 4달 이상이 지나도록 문제를 검토하지 않았다.

근래 KT는 아이폰에서 유튜브로 동영상을 간편히 올리는 기능을 강점으로 부각,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냈다. 이는 아이폰 인기 몰이를 적잖이 이끌었다. 불법 여부 판단은 간과했다.

아이폰 소비자 모임에서는 “KT는 아이폰 출시 전 이 문제를 왜 방통위와 검토하지 않은 것이냐”며 “소비자들이 알려줘야 대응에 나서는 모습은 그만 보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KT는 부주의를 인정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방통위 결정에 따라 기능 차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본인확인제 저촉으로 결정된다면 KT는 기능 차단을 놓고 애플과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제품 공급부터 유통과 서비스까지 '애플법'을 고수, 국내 관련법과 충돌해 온 애플이다.

■SK텔레콤-구글, 발빠른 차단

SK텔레콤과 구글의 경우 논란을 미리 예상했던 모습이다.

SK텔레콤이 지난 달 출시한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모토로이’는 동영상 올리기 기능이 없다. 모토로이에 탑재된 운영체제(OS)를 만든 구글의 정책이다.

구글은 작년에 국내서 유튜브 본인확인제 진통을 겪었기에,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은 미리 뺀 것이다. 해외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구글 관계자는 “모토로이 국내 출시 전 유튜브 동영상 올리기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통신3사가 국내 줄지어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폰은 모조리 유튜브 동영상 올리기가 빠질 공산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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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올리기는 스마트폰 핵심 기능인 '소셜네트워크 연동' 중에서도 노른자다. 이번 일로 인해 정부의 스마트폰 활성화 의지에 물음표가 붙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스마트폰 사용자를 늘리려면 국제적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정책 대응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며 “스마트폰 핵심 기능을 제한한다면 무선IT 강국 실현은 요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