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익스플로러6를 버릴 수 없는 이유

일반입력 :2010/03/07 17:22

인터넷 익스플로러(IE) 6버전은 언제까지 쓰일 것인가. 퇴출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개인사용자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그게 잘 통하지 않는 사각지대도 있다. 기업 사용자들이 쓰는 데스크톱PC 환경이다.

개인 사용자들은 새 브라우저로 바꾸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기업은 다르다. 바로 바꿀 수 없는 그들만의 이유도 있다.

글로벌 프로세서 제조업체 인텔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커뮤니티 사이트에 알린 내용이 한 사례다. 인텔은 보안문제가 걸려 있는데도 운영상 문제로 당분간 IE6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인텔은 당초 마이크로소프트(MS) 최신 운영체제(OS) '윈도7'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기존 사용하던 윈도XP는 출시된지 오래돼 지원기간이 끝난 상황이다. 기간이 만료되면 MS로부터 보안업데이트를 비롯한 기술지원을 받을 수 없다.

윈도7는 브라우저로 IE8을 내장하고 있다. 인텔은 "매우 중요한 사내 전산망 애플리케이션에 관련된 문제 때문에 IE7과 IE8 도입을 미뤄왔다"며 "윈도7을 사용하기 위해서 IE8은 호환성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IE8 브라우저는 기본 모드와 IE7 호환모드 두가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IE6 호환성은 없다. 인텔이 언급한 '매우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은 일부 IE7 용으로 쓸 수 있지만 나머지는 반드시 IE6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기업 시장에선 IE6은 아직은 결별할 수 없는 현실인 셈이다.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이 웹브라우저와 연동해 조작되거나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기업용 SW업체 SAP코리아 박범순 마케팅 담당 부장은 "(발생할 수 있는 호환성 문제에 대해) 다른 솔루 션 업체들도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솔루션을 개발할 때는 호환성 문제를 감안해 일반적으로 비중이 높은 브라우저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설명했다.솔루션 도입시에 모든 시스템에 문제없이 최적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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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6이 잘나갈때 개발된 SW들은 IE6에 최적화돼 있다. IE6 브라우저와 맞물려 돌아가는 제품을 도입한 기업들은 상위 버전 웹브라우저로 바꾸기 위해서 기존 솔루션을 고치거나 완전히 바꿔야 한다. 기업들에겐 모두 비용 문제다.

최근까지 IE6 점유율은 꾸준히 떨어져왔고 2월말에는 20%미만으로 내려갔다. 일반 사용자와 구글이 퇴출활동에 활발히 동참해준 덕택이다. 하지만 같은시기 손자뻘인 IE8(22.52%), 자식뻘인 IE7(13.57%)에 비해 아주 적은 비중도 아니다. 나온지 10년째인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