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안 시장, 거품 우려된다

일반입력 :2010/02/21 13:06    수정: 2010/02/21 13:23

이설영 기자

국내에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보안업계에서 백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 보안 위협에 관련된 논의가 보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김승주 교수는 "실제 상용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안 위협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논의는 개념적이고 이론적인 상황을 전제조건으로 두고 이것이 마치 현실인 것처럼 이슈들이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에 기름을 붓는 쪽은 보안업계이다. 스마트폰용 백신을 둘러싼 경쟁이 과열되면서 웃지 못할 헤프닝도 일어났다.

NSHC와 하우리가 최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던 아이폰용 백신이 실제로는 엔진 업데이트 및 탈옥 유무만 진단해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태는 보안업체들 사이에서 백신 출시가 경쟁이 과열되면서 벌어졌다. 앱스토어에 올리기 위한 인증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급하게 관련 내용을 오픈했으나, 실제 앱스토어에는 백신기능이 빠진채 등록이 된 것.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애플 측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악성코드가 담긴 애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보안업계 주요 업체들은 아이폰용 백신을 곧 개발하겠다는 이야기들을 공공연히 해 왔으나, 실제적인 위협이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현재는 쏙 들어간 상황이다.

윈도모바일의 경우 해외에서는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는 사례가 있으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 경우는 없다.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도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 덕분에 보안 위협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해나 국내에서 이런 위협이 실제로 발생한 적은 없다.

보안 위협에 미리 대비하는 것은 좋으나 이런 논의가 적정 수준에 이뤄지고, 실제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돼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주 교수는 "스마트폰 보안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당장 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도 아니고,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를 위해 지금 당장 많은 인력을 투입하거나 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올해 스마트폰 보안 시장이 크게 열릴 것처럼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보안연구원 한 관계자도 "아이폰은 백신이 들어갈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백신업체들도 계발 계획은 없는 듯하다"면서 "시장이 과도하게 앞서 나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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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안 위협에 대해 갖가지 시나리오가 부각되면서, 관련 논의가 '스마트폰을 쓰면 안된다'라는 식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김승주 교수는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보안을 특별히 업그레이드 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국내에서는 보안 이슈가 부풀려지다 보니 정부나 여론에서서 아예 쓰면 안된다는 식의 논의가 일어나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