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마케팅, 트위터를 잡아라

일반입력 :2010/02/17 12:18    수정: 2010/02/17 16:24

남혜현 기자

IT업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거세다. 마케팅과 SNS의 결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업 블로그에 이어 트위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들이 부쩍 늘었다.

올림푸스는 17일 자사 하이브리드 카메라 ‘펜 E-PL1’ 제품 발표회를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 트위터에서 생중계했다. 디지털 가전 업계에선 이례적이다. 

올림푸스는 트위터에 익숙치 않은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포털 사이트 다음 'TV팟'을 통해 같은 내용을 송출했다. 제품 발표회 시작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SNS 채널로 생중계 하는 ‘오픈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 거리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올림푸스 홍보팀 이용석 대리는 “그동안 기업 신제품 발표회가 미디어만 초청하는 등 비밀리에 진행돼 왔다”면서 “이번 트위터 생방송 중계는 기존 관행에서 변화해 소비자와 오픈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PC업계도 SNS를 주목하고 나섰다. 델 컴퓨터 사용자 커뮤니티는 SNS를 활용한 자체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델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델 사용자 커뮤니티는 이달말 “미드(미국 드라마) 속 델을 찾아라”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커뮤니티 활성화가 목표다. 델 관계자는 “CSI같은 미국 수사물 드라마에 델이 많이 나온다”며 젊은층 사용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기대했다.

국내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최근에는 블로그와 SNS를 함께 활용하는쪽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다국적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기업 블로그를 개설했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같은 SNS와 연결되는 공간도 만들었다.

LG전자의 경우 국내 대기업중에는 블로그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로 꼽힌다. LG전자는 지난해말 기업 블로그 '더 블로그' 와 트위터를 통해 '더 블로거'와 함께하는 연말 나눔데이를 진행했다. 블로그를 통해 사전공지에서부터 물품판매까지 전 과정을 기획하고 진행한 것.

LG전자 홍보팀 정희연 차장은 "더블로거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라면서 "2기를 구성할 땐 경쟁률이 15대 1이 될 정도로 블로거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트위터도 본격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기업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행사에 참여한 트위터 사용자들의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하는 이벤트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 전문 업체 소셜링크의 이중대 대표는 "기업 블로그의 경우는 2007년, 트위터는 지난해 9월부터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대중화가 촉발되고, 각종 매체에서 트위터 특집 방송이 중계되면서 기업이 트위터같은 SNS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기업이 성공적으로 SNS를 마케팅에 이용하려면 주 타겟층을 면밀히 분석한 후 주기적인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용자들과 소통을 하려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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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를 들어 미투데이는 10대를 중심으로 소프트한 주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고 트위터는 20~30대 IT산업 관련 성인층이 주로 많다"면서 "특히 트위터는 고객 불만이나 의견, 제안이 접수될 수 밖에 없는 채널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존재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트위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지난해말 아이폰이 선보이면서 본격화됐다. 그런만큼, 마케팅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 이중대 대표는 "성공 여부를 알려면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