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통신은 가장 강력한 힘"

신년 기자간담회서 모바일 생태계 구축 확대 선언

일반입력 :2010/01/19 14:48    수정: 2010/01/19 16:40

김효정 기자

"KT는 KT의 방향대로 나간다. 경쟁사와의 차이점을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이석채 KT 회장이 올해 경영방침의 핵심을 'going KT way(KT의 길을 간다)'로 요약했다. 올해 통신업계 화두로 떠오른 컨버전스와 탈통신, 상생 이슈에 대해 SK텔레콤의 '산업생산성증대(IPE)'와 LG텔레콤의 '탈통신' 전략과 비교하지 말아 달라는 주문이다.

이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이 통신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을 떠나서는 KT의 존재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통신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이 자산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소중해 질 것이다"라며 "앞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유무선 구분 없이 언제 어디서나 더 싼 값에 사용할 수 있는 종합 통신 서비스다. 이를 제공해 주는 회사가 강자가 될 것이다"라며 KT가 그러한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한 KT의 새로운 성장전략은 '컨버전스&스마트'이다. KT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이 되는 무선데이터 사업 강화와 기업시장 공략을 통해 올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회장이 강조한 '통신'을 근간으로 실질적인 통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러한 공격적인 매출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KT가 말하는 통신 생태계는 스마트폰으로 비롯된 '모바일 생태계', 개방형 IPTV 사업모델 도입을 통한 '미디어 생태계', 그리고 기업 유무선통합(FMC) 사업을 통해 발생되는 '모바일오피스 생태계'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스마트폰-무선망 확대로 모바일 생태계 강화

먼저 모바일 생태계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통해 통신사와 제조사, SW 개발사(개발자) 등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지난해 말 KT의 아이폰 출시를 기폭제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되면서 이 부분에서의 주도권을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올해 출시될 전체 단말기 라인업 중 스마트폰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 중 50% 이상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올해 무선데이터 매출 성장율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스마트폰 출시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해 시장규모를 감안했을 때 KT는 150만~200만대 규모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KT의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은 아이폰과 쇼옴니아를 포함해 약 28만대 수준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의 올해 목표치는 200만대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올해 무선인터넷 인프라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현재 1만3천여개의 와이파이존(쿡앤쇼존, 구 네스팟존)에 1만4천개를 추가 구축해 총 2만7천곳의 와이파인존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경우 KT는 7만8천여개의 무선액세스포인트(AP)를 확보하게 된다. 또한 와이브로를 전국 84개 시로 확대하고, 초고속인터넷망인 FTTH의 전국 커버리지를 99%까지 확대하는 등 총 3조2천억원의 투자를 감행한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KT는 3G망과 와이브로, 와이파이 등 데이터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무선데이터 매출 성장에 자신감을 피력하는 것도 이러한 토털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개방형 IPTV…애플식 사업모델 IPTV 도입

두 번째는 미디어 생태계 구축 전략이다. KT는 현재 IPTV 가입자수는 약 101만명으로 업계 선두다. 그러나 IPTV는 발전속도에 비해 당초 기대했던 수익창출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KT의 IPTV 서비스에 애플의 앱스토어식 모델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IPTV에 개방형 사업모델을 도입해 IPTV만의 특화 콘텐츠 및 차별화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200만명 이상의 고객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애플의 방식으로 IPTV에 콘텐츠를 싣고 고객을 확보할 것이다. IPTV에도 개방형 시스템을 도입해, 콘텐츠제공사업자들과 수익을 공유하고 IPTV 매출도 증가시킬 수 있어 차세대 주요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시장에서 차세대 수익모델 발굴

마지막으로 기업시장 공략을 통한 모바일오피스 생태계 구축도 올해 KT 핵심 전략의 한 축이다. KT는 일반 이동통신 가입자를 위한 홈FMC 외에도 기업FMC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례(쇼옴니아 6천500대 공급)와 코오롱 그룹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며, 현대중공업에도 대규모의 FMC 시스템 구축 완료 단계에 있다. 또한 수십개의 잠재 고객에게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 중이다.

KT는 통신시장 경쟁의 축이 기업고객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이 IT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S.M.Art(비용절감, 이윤극대화) 전략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업솔루션과 FMC 등 신성장사업 위주로 재편할 방침이다. 여기에서 기업과 통신사의 생태계가 탄생된다.

이 회장은 "기업고객부문에서는 지난해 매출이 줄었다. 또한 FMC 단말기 출시에도 준비시간 필요해 출시가 다소 지연됐다"며 "FMC라는 새로운 컨셉트의 사업모델 도입으로 기업고객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 증대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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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해 KT는 통신을 중심으로 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아이폰 의존도가 높고, 불투명한 IPTV 사업성, 그리고 기업FMC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작용하지만 KT는 '자신의 방식'을 고집한다.

이 회장은 "통신은 가장 강력한 힘이다. 통신 서비스 위에 다양한 가치를 탑재해서 KT가 성장하도록 하겠다"라며 "또한 협력사와의 공조를 통해 관련 산업에서 새로운 무대를 만들고 관련업체들이 성장하도록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