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외산폰 무덤' 한국서 살아남을까?

일반입력 :2009/11/25 09:53    수정: 2009/11/27 19:08

KT가 지난 22일부터 우려와 기대 속에 아이폰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예약판매 하루만에 2만명이 넘는 사람이 예약 가입을 했고, 이러한 추세라면 연말까지 10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외산폰의 무덤으로 알려진 한국 시장에서 아이폰의 성공 여부는 아직 단정 짓기 이르다.

KT(대표 이석채)는 애플의 아이폰 단말기 예약판매를 오는 27일까지 진행하고 28일 대규모 론칭 행사를 통해 공식 출시를 한다. 이후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게 된다.

국내 출시되는 아이폰은 16G와 32G의 아이폰3GS와 8GB의 아이폰3G 등 세 종류로 타 스마트폰에 비해 높은 보조금과 개성 있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 등이 소비자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KT의 아이폰 보조금 지원 정책과 아이폰의 깔끔한 UI 등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선보인 아이폰 요금제는 2년약정 3가지로 i-라이트(월 4만5천원), i-미디엄(월 6만5천원), i프리미엄(월 9만5천원)이다. 각각의 요금제에 따라 단말기 보조금 지원 금액에 차이가 있으나 평균 40만원 수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외신, 국산 제품이 시장 90% 점유...영향력 미비할 것

하지만 이러한 KT의 아이폰 보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과 맞지 않는 A/S방식과 기능, 앱스토어 환경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외산폰의 무덤으로 알리진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이 기대 이상의 성적은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해외 외신도 아이폰의 국내 출시 일정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큰 성공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 LG, 팬택 등의 제품이 국내 시장의 90% 점유하고 있는 만큼 영향력이 적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AP통신, 블룸버그, PC월드 등 외신들은 22일(현지 시간) 한국에서 오는 28일부터 KT가 애플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이들 외신은 삼성, LG 등 제조사가 국내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이라는 점에서 아이폰의 영향력은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과도한 보조금 정책은 수익률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키아 전철 밟을 수도

특히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폰은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놓지 못했다. 글로벌 1위 휴대폰제조사인 노키아도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을 정도. 업계에서는 노키아의 패인에 대해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 홍보 전략 등이 국내 시장에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 연말 국내 휴대폰 시장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아이폰도 이러한 절차를 밞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KT가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무기로 애플의 아이폰을 들고 나왔지만 국내 시장과 맞지 않는 A/S 방식과 내장배터리 기능 등이 소비자에게 큰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기 때문.

한 업계관계자는 KT가 아이폰을 판매하기 위해 강력한 보조금 지원 정책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경쟁사들은 큰 위험요소로 보고 있지 않다며 국내 이통사간에 보조금 경쟁으로 치달을 수 는 있지만 아이폰의 A/S 방식과 내장배터리 등이 국내 시장에서 쉽게 어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애플이 기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 LG, 팬택 등의 제품과 비교해, 국내에서 이렇다 할 마케팅 전략이 눈에 안 띈다고 덧붙였다.

■아이폰 불량 시 중고품으로 교체...'고객 서비스'가 관건

아이폰 출시를 기다려온 소비자는 ▲불량 제품을 수리가 아닌 리퍼 제품으로 100% 교환 ▲리퍼 제품 교환 시 데이터 백업 불가능 ▲내장배터리 수명 등의 문제를 단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포털 및 블로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리퍼 제품은 기존 불량품을 새롭게 수리한 것을 말한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는 불량제품의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해줘야 하지만 중고제품을 수리해 제공하는 리퍼 시스템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KT가 아이폰 A/S를 대행하고 있지만 애플의 A/S 정책을 그대로 따르는 것 같아 기대 이상의 만족은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불량제품을 새 제품이 아닌 리퍼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수명이 다한 내장배터리를 A/S 센터 등에서 교체하는 것도 너무 불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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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주위에서 아이폰 구입을 망설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기존에 아이팟터치를 사용 중인 친구는 아이폰 구입을 말릴 정도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국내서 리퍼 서비스, 내장배터리 기능 등이 단점으로 꼽히는 아이폰의 등장을 두고 '애플의 무한도전'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