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아이폰 출시 앞당긴다

일반입력 :2009/10/05 10:27

김효정 기자

SK텔레콤이 아이폰 조기 출시에 비중을 싣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판매가, 초기 물량 등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전용 요금제를 마련했으며 KT 출시 일정과 맞춘다는 계획이다.

5일 SK텔레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를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으며 KT의 출시 일정에 맞춰 동시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애플 측에서 (아이폰) 맞춤형요금제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따라 요금전략팀에서 전용 요금제를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동안 SK텔레콤은 아이폰 출시 계획에 대해 "경쟁사(KT)가 출시할 경우 단말기 경쟁력을 분석해 출시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혀왔었다. 업계는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것이 관례다. 자칫 협상 진행 상황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의 경우 출시 일정이나 기타 협상 진행 절차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철저하게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KT가 스마트폰 전용 무선데이터 요금 출시를 공식화 했고,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 이통사를 통한 아이폰 국내 출시를 허용함에 따라 출시는 기정 사실화됐다.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KT가 이미 아이폰 전용 요금제를 방통위에 신고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9일에는 방통위가 무선인터넷 활성화 2차방안을 발표해 오는 2013년까지 스마트폰을 휴대폰 가입자의 20% 수준인 400만대까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폰 보급에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현 시점에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폰을 이통사가 외면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애플은 최근 해외시장에서 특정 이통사에 독점 공급 계약을 맺지 않는 추세다. 중국의 경우 지난 1일부터 중국 2위 이통사인 차이나유니콤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지만, 1위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도 아이폰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밝혀 현재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의 경우, 애플은 이통사업자인 O2를 통해 아이폰을 독점 공급해 왔지만, 지단달 28일(현지시간)부터 또다른 이통사인 오렌지를 비롯해 내년부터는 보다폰을 통해서도 판매를 하게 된다.

씨넷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왕 지안초우 차이나모바일 회장이 애플과 아이폰 제공을 위해 협상 중인 것이 확인됐다며,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가능한 많은 통신사들과 협상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바 있다. 1억4천100만 가입자를 가진 차이나모바일이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차이나유니콤보다 가입자가 3배가량 많기 때문이다.

중국과 영국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애플의 해외시장 전략을 쉽게 알 수 있다. 여느 휴대폰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시장점유율과 수익을 따져 멀티벤더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애플은 국내 시장점유율 50.7%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과의 협상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KT가 3G에 이어 무선인터넷을 통한 시장 선점을 선언한 이상 SK텔레콤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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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와 관련해 최대 관건은 SK텔레콤과의 출시일 격차를 최대한 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슬림(3만5천원), 라이트(4만5천원), 미디엄(6만5천원), 프리미엄(9만5천원) 등 아이폰 전용 요금제를 방통위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선출시와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 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아이폰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고 있지만 요금전략팀이나 마케팅 부서등 실무진들은 KT의 출시와 동시 혹은 최대한 출시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