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팹리스 스타 육성

매출 2억달러 업체 30개 만든다

일반입력 :2009/09/14 09:01    수정: 2009/09/14 13:35

이재구 기자

중국 정부가 연매출 2억달러 이상의 팹리스업체 30개를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지난 해 말 발표된 5억8600만달러 규모의 중국경제부양기금을 통해 팹리스반도체 창업자를 위한 장비대여,자금지원 등에 나선다. 또 반도체 업계와도 공조해 타깃시장을 규정하고 벤처캐피털펀드를 조성해 가고 있다.

이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업계의 중심인물인 탄 립부 월든인터내셔널 벤처캐피털 회장은 “월든은 인텔캐피털 이래 중국반도체산업계 최대의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2013년까지 1000억달러 시장-팹리스 설립 최적기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 전문회사 IC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IC시장은 2013년까지 세계 반도체시장의 35%를 차지하면서 1000억달러 규모로 커진다.

보고서는 중국시장의 반도체시장 성장률이 전세계의 2배인 연간 1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중국정부는 시장성장 효과를 살리기 위해 대만의 전례를 따르려 하고 있다.

대만의 팹리스업체는 세계 5위인 팹리스업체인 미디어텍을 필두로 이제 수십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정부도 신생 칩회사들을 통해 통신부문에서는 화웨이,ZTE, 컴퓨터의 레노버, 가전의 콩카,TCL 같은 회사에 이르는 대형전자업체들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이기도 한 탄립부는 중국의 신생 칩회사에 전자설계자동화(EDA) 툴을 제공할 계획이다. .

그는 “투자의 매력은 거대한 중국시장에 있고 투자자들은 시장에 기여하는 반도체산업을 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이제 전자부품의 주도적 수요처가 된 만큼 팹리스 회사를 만들 최적기”라고 그는 말했다.

■혜성같은 중국반도체 후속작 못내놔

물론 새로운 반도체 회사들에게 호황의 리듬을 타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빌 맥클린 IC인사이트 대표는 “중국의 반도체회사들 가운데 IC인사이트 50대 팹리스반도체 회사에 랭크된 기업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몇 년전 두 회사가 랭크된 적은 있으나 이후 이들의 매출이 1억4800만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리스트의 바닥에 머물러 있다.

2006년에는 홍콩소재 솔로몬 SvS테크(디스플레이칩)가 2억5000만달러, 주하이 소재 액션스세미컨덕터(미디어 프로세서)가 1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이후 매출이 감소해 지난 해에는 9500만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맥클린은 “이러한 많은 회사들은 혜성같습니다. 하나의 좋은 제품을 내놓고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죠“라고 말했다.

2003년 설립된 상하이 소재 캘럭시코어(CMOS센서)의 자오 스탠리 CEO는 “많은 중국의 신생 팹리스기업들을 보아왔지만 지금은 2005~2006년 시절과 완전히 달라요. 그들은 대부분 파산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갤럭시코어는 지난해 매출 2400만달러로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벤처투자자로부터 1000만달러가 조금 넘는 투자를 받았다.

자오 스탠리 CEO는 “창업자에게 가장 큰 도전은 중국에 하급 반도체설계자는 많지만 고급설계자를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월든 벤처캐피털의 탄립부회장은 “중국 반도체기업창업의 첫 번째 큰 물결은 기업들의 기술력부족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휴대폰에서 셋톱박스 디지털카메라 넷북에 이르는 설계 타깃과 제품들을 가진 플랫폼 회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낙관과 비관 교차하는 중정부 팹리스 육성

중국정부의 팹리스 육성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외부의 시각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iC인사이트의 맥클린대표는 “중국이 실리콘산업을 만들려고 발버둥치는 노력속에서 중국의 팹리스산업을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 기회가 왔다“고 보고 있다.

난관적인 것은 중국정부가 무엇보다 시급한 고급 설계기술자들의 확보를 위해 미국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유능한 엔지니어 유인책에 눈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탄립부회장은 “대만정부는 벤처캐피털과 함께 미국기업에서 훈련받은 대만엔지니어를 불러와 투자했고, 엔지니어들도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일이 이제 막 중국서도 일어나려고 하고 있지만 향후 4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팹리스칩그룹인 글로벌반도체의 조디 셸튼 글로벌반도체연대의 이사는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연대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며 탄같은 유능한 매니저의 리더십이 중국반도체업계에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팹리스산업계가 최대의 기회를 맞았음에도 여진히 극복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것을 정부가 어뗳게 푸느냐가 향후 중국 팹리스산업 성장의 관건이 되리라는 것이다.

최대 숙제는 팹리스산업에 대한 기업들의 전략부재다.

셸튼 이사는 “지난 6개월 간 대만,상하이,베이징에 있는 CEO들을 만나 중국반도체산업의 문제점을 얘기해 본 결과 대다수 회사들이 니치마켓용 회사에 불과했다”며 “향후 5년내 2억5000만달러에서 5억달러의 매출을 하는 기업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을 내놓았다.

맥클린 iC인사이트 대표 역시 “정책과 의욕만 갖는다고 해서 디자인회사가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며 신중한 낙관론을 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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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국의 30개 신생 팹리스설계 업체 가운데 한둘이 50대 기업에 들까말까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맥클린은 “퀄컴,브로드컴,엔비디아같은 강자들이 즐비한 시장에서 팹리스 톱 50에 랭크되고 성장을 지속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란 말로 중국정부 팹리스 육성전략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거쳐야 할 것임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