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배경음악 대형화로 승부 본다

일반입력 :2009/08/31 09:41    수정: 2009/08/31 09:41

애틋한 사랑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장면이나 가슴 저미는 이별의 순간에는 어김없이 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이때 음악은 영화를 더욱 벅찬 감흥으로 이끌어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이렇듯 영화에 없어서는 안 될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영화 OST는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 긴 여운을 간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보디가드’와 ‘미션 임파서블’, ‘귀여운 여인’ 등은 영화보다 OST들이 더 큰 인기를 끌었던 경우다. ‘시네마 천국’의 OST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 깊은 곳에 남아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의 힘은 막강하다.

하루가 다르게 영화의 퀄리티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게임에 있어서도 그 영향력은 마찬가지다. 요즘 게임 OST는 게임의 분위기나 작품성에 큰 영향을 끼치며, 때로는 게임을 접하는 새로운 채널이 되는 등 게임 OST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게임음악을 단지 게임제작에 있어 부수적인 영역으로 판단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게임음악의 중요성이 차츰 부각되면서 게임 전문 스튜디오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인기 가수들이 게임의 메인 테마곡을 불러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음악 작곡가가 게임음악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게임노트(http://gamenote.gameangel.com) 주간순위에 랭크된 인기 온라인게임들을 살펴보면 게임의 인기만큼이나 OST 역시 큰 주목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주 게임순위 1위에 랭크된 `아이온'의 경우 공개 서비스에 앞서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음악가 양방언이 진두지휘한 OST를 발매했다.

‘아이온’ OST는 ‘아이온’의 명성에 걸맞게 무려 3년에 걸쳐 제작됐다. 그 규모 역시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73인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참여하는 등 국내 게임음악 사상 최대다.

게임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함께 음악을 기획했기 때문에 ‘아이온’의 BGM과 OST는 게임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 만큼 게임과의 연동도 흡족하게 만들어져 있는 수준이다.

6위에 랭크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오프닝 동영상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화려한 영상미와 웅장한 음악이 잘 버무려져 게이머들로부터 수많은 찬사를 받았다.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차용한 작품답게 스케일 넘치는 배경을 자랑하면서 각 지역별 특성을 살린 음악으로 OST 앨범을 구성하고 있다.

실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경우 음악을 듣고 있자면 게임 속에 살아 숨 쉬는 배경이 떠오를 것이고, 와우를 즐기지 않는 유저들에게 있어서는 ‘이런 음악을 가진 게임은 어떤 재미를 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24위에 랭크된 ‘마비노기’의 OST는 음악을 듣는 순간 그 캐릭터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컨셉트에 딱 맞는 재미있는 음악으로 게이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퍼거스 테마곡인 ‘망치 끝에 걸린 달빛’이나 오슬라의 테마곡은 그야말로 마비노기를 했던 유저들이라면 듣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의 강력한 이미지메이킹을 선사했다.

‘마비노기’의 주제곡 또한 인기 여자그룹 소녀시대가 참여해 큰 관심을 모으며 공개 보름 만에 주요 음악 사이트 OST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47위의 ‘라그나로크’ OST 역시 많은 유저들에게서 사랑을 받은 수작이다. 게임 BGM 제작의 명가인 사운드템프가 담당한 ‘라그나로크’ OST는 국내에서 CD를 정식 발매할 정도로 큰 인기였다. 클라이언트 내의 BGM 파일을 음질만 높여서 수록한 것이 아닌 새롭게 편곡하여 수록하였기 때문에 그 퀄리티가 더욱 각별하다.

이어 공개된 ‘라그나로크2’ OST 의 경우 게임은 많은 인기를 모으지 못했지만 칸노요코라는 유명한 작곡가의 참여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삼국지, 대항해시대, 에스카플로네, 카우보이 비밥, 공각기동대 등의 OST를 맡았던 세계적인 작곡가 칸노 요코는 '라그나로크2 콘서트' 라는 이름으로 2007년도에 국내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가진 적도 있었다.

지금까지 소개한 작곡가와 음악 외에도 캐주얼게임이나 리듬게임 등 게임의 폭넓은 장르에 따라서 수 많은 명곡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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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높은 퀄러티의 OST는 단순히 음악이 좋은 것을 떠나, 게임 안에서 음악들이 적재적소에 배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고 있다. OST만으로 수준이 높은 음악들이기 때문에 게임에서 구현되는 것만으로도 게임 자체의 품질이 한층 상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장면이라도 배경 음악에 따라 느낌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음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게임 OST는 게임의 흥행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점차 전문화 및 대형화 되어 큰 시장이 형성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