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판금 이끌어 낸 i4i, MS 피인수 목적?

CEO가 가능성 잇단 시사

일반입력 :2009/08/21 17:38    수정: 2010/01/13 10:36

이재구 기자

미국에서 MS 워드 판매 금지 및 2억달러 배상 판결을 이끌어 낸 아이포아이(i4i)의 목적은 마이크로소프트(MS)부터의 인수합병인가?

캐나다 SW업체 i4i사에게 워드의 특허침해소송 1심에서 패한 MS가 지난18일(현지시간) 법원에 항소 전단계인 판결유예를 요청했다. 이러한 가운데 i4i 최고경영책임자(CEO)가 MS로의 피인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법정밖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해결 가능성 또한 주목받고 있다.

MS는 비단 특허 소송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 발생한 경쟁금지조항을 위반하고 경쟁사인 구글로 이적한 리카이푸 관련 제소 중 법정 밖에서 '조용히' 해결한 사례도 있다.

씨넷 등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회사인 i4i의 루던 오웬 CEO는 송사와 관련 ▲전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는 데 필요하면 어떤 회사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송사의 목표가 워드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번 송사 이전에 이미 MS에 회사를 매각한 경험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발언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소송 전개와 파장

외신들은 MS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현재의 형태로 MS워드 판매를 금지하고 2억달러의 배상금을 내도록 한 지난 12일 텍사스법원 판결에 대한 일시유예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1심에서 2억달러 규모의 배상판결과 함께 60일이내에 제품회수 명령을 받은 만큼 유예 판결을 거쳐야 항소를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만일 이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패소에 따른 후속조치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

이날 MS측은 “i4i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드러난 기능을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부분적으로 침해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날 오웬회장은 “소송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번 재정신청은)완전히 예상됐던 것이었으며 i4i는 꿋꿋이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강력히 배심과 판결이 공정하고 올바르게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 소송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정당성을 입증해 왔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i4i사의 특허는 텍스트를 포맷하고 서로 다른 프로그램(XML, DOCX, DOCM)에서 파일을 읽게 해주는 프로그램 언어인 XML 사용과 관련된 것이다. 워드 2003, 워드 2007 버전에서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주 내려진 텍사스법원의 판결은 MS에게 커스텀 XML기능을 가진 워드버전의 판매를 중단할 것과 약 2억달러 배상금 지급을 명령하고 있다. 문제는 판결이 i4i의 승소로 이어질 경우 MS는 워드뿐만 아니라 오피스까지도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1차 판결은 간단히 말해 MS가 미국시장에서 워드 배포를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MS는 법원의 60일 마감시한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인적 재정적 자본을 소모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만일 워드를 재설계해서 10월10일까지 MS워드의 보급망에 뿌리지 않는다면 MS와 보급망은 판매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청원서에서 말했다.

보급망에는 베스트바이와 HP, 델 같은 회사들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만일 MS가 패소하게 된다면 파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질 전망이다.

◇MS의 대응은

여러 가지 상황을 볼 때 아무래도 MS에게 녹록해 보이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워드와 오피스 등 일반 개인들에게도 널리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에 대한 송사인 만큼 MS는 어떻게든 이 송사를 유연하게 그리고 기존의 보급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칼자루는 i4i가 쥐고 있다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소송과 관련 MS는 ▲법적 배상 ▲기술적으로 워드가 I4i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는 기술적 프로그램 회피 방법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소송을 매듭지을 수 있다.

또 만일 패소하게 되는 가정하기 싫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2억달러의 배상금을 내느니 회사를 통째로 사버리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화요일 소장에서 “MS는 배심원들의 판결에 따라 자사는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볼 것이지만 i4i는 이 유예로 인해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며 일반인들은 만일 시장에서 워드가 없으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면서도 자사가 소송에서 이길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MS의 케빈 커츠 대변인은 “오늘 MS는 연방순회 항소법원에 사건을 재심해 줄 것과 소송이 제기된 동안 영구히 기소유예를 해 줄 것을 요청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이러한 소장제출은 특허소송에서는 드문 사례가 아니다. 우리가 이 소송과정에서 일관되게 견지해온 것처럼 우리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고 i4i특허는 무효라는 증거가 명백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MS에 부과된 2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금 지불 가능성에 대해서도 길을 열어놓고 있다.

2억달러는 워드프로그램 카피 당 XML에 지불해야 할 합당한 가격이 98달러라는 근거로 산정됐는데 MS는 화요일 신청서에서 이가격은 일부 워드의 카피당 소매 가격을 웃돈다는 주장도 함께 덧붙였다.

MS의 재정신청은 3인합의심에 할당될 것으로 전망됐다. MS는 조만간 정식 항소를 할 것으로 보인다.

◇ 주목할 만한 오웬회장의 경력과 발언

씨넷은 오웬회장이 i4i에 돈을 댄 매클린 왓슨 벤처케피털의 공동창업자이며 지난 1994년에는 소프트이미지를 MS에 매각한 경험도 있는 경력의 소유자라고 전했다.

루던 오웬 i4i 회장은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매일 워드와 오피스를 이용하는 전세계 수천만 사용자 가운데 한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워드를 없애기 보다는 MS가 특허침해를 멈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씨넷은 오웬 회장은 두 회사 측이 이번 소송건 해결을 위해 어떤 대화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웬회장은 지난 12일 판결에 대해 “판결은 더 이상 전세계에 워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데 이어 “또 “i4i의 초점은 제품에 있지 법정에 있지 않다”는 말로 분쟁해결에 대한 묘한 힌트를 던지기도 했다.

전세계 기업의 정보를 구조화하는데 회사의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한 오웬회장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는 이미 그가 누구건 간에 좋은 파트너이기만 하면 기꺼이 파트너가 될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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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4i는 1993년 설립돼 인원 30명인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굴지의 제약회사인 암젠, 바이오젠, 바이엘 등이 이 회사의 의학용SW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또 2001년에는 미국특허상표청의 으로부터 특허 제출용 웹사이트 구축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