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한국은 왜 하드워킹일까?

일반입력 :2009/08/14 15:24    수정: 2009/08/14 17:27

박경훈 훈스닷넷 대표 hoonsbara@hotmail.com

한국에서 개발자로 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의 IT 문화를 비하하거나 그 일상에 지쳐 쓰는 많은 넋두리의 글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사직서를 낸 이유”서부터 시작해서 “영재들아 IT로 오지 마라”와 같은 글들이나 월화수목금금금과 같은 단어들은 이미 한국 IT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개발자로서 비전이 크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 또한 이 글을 통해서 한국의 IT 문화를 비하하고 넋두리나 늘어놓으려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왜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인지 왜 이렇게 하드워킹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영국의 IT문화와 비교하여 분석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이고 어떻게 하면 이 환경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들을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한국 IT 직장 문화의 현실

한국 작은 벤처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개발자가 있다. 이 개발자는 정시에 퇴근한 날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잦은 야근 속에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개발자는 그만한 대가를 더 받는 것도 아니다. 그저 대기업 초봉도 못 미치는 아주 작은 월급으로 그렇게 하드워킹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하고 있는 개발자를 보고 있으면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회사를 알아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만 올라오지만 결국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개발자가 회사를 옮긴다고 더 삶이 나아 진다라는 보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70%이상의 개발자들은 이렇게 하드워킹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중에는 혹시나 자기 회사가 소위 말하는 대박이라는 것이 터지길 바라고 자기한테 그 몫이 떨어지길 위해서 참고 기다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대박이라는 수치는 10년 전 싸이월드가 10명 정도의 작은 벤처로 시작해서 SK에 인수될 만큼의 대박이 아닌 이상 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개발자는 회사가 클 수 있는 믿음으로 자기의 청춘을 바쳐가며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회사는 그 믿음에 부흥해서 회사가 10배 정도로 커졌다고 가정해 보자. 즉, 10명의 작은 벤처회사가 100명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가 소위 말하는 억대 연봉을 챙겨 갈 수 있다고 생각이 되는가? 아니면 하드워킹이라도 피할 수 있을까?

현실을 직시해 보면 슬픈 말이지만 기획하고 추진한 주체가 아닌 이상 대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즉, 회사는 변해도 개발자에 대한 대우는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업 확장으로 인해 더 바빠지지나 않으면 다행일 수 있다.

유럽에서 프로그래머의 위상

필자가 영국에서 생활을 한지 어느덧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짧은 4개월이라는 기간이지만 파트타임 잡을 하면서 또한 여러 개발자들을 만나보면서 영국의 직장 문화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누구나 이런 꿈은 꿔봤을 것이다. 5시에 퇴근해서 가족들과 공원을 산책을 하고 또한 운동이나 자신의 취미 활동을 하면서 여유롭게 인생을 즐겨 나가는 꿈 말이다. 하지만 영국은 이런 것이 절대 꿈이 아니고 현실이다. 물론 영국에서도 다양한 회사들이 있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영국은 평균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정시 퇴근을 한다.

프로그래머도 다르지 않고 5시에 바로 퇴근을 한다. 만약 프로그래머가 퇴근을 못하게 될 경우 그 책임은 매니저로 돌아가게 된다. 왜냐하면 매니저가 일을 잘 분배하지 못한 것이고 윗선에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여지게 된다. 때문에 매니저는 야근을 굉장히 싫어하고 프로그래머를 빨리 집에 보내려 노력한다.

이것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신입이든 매니저든 1년 연차를 30일을 받게 된다. 일년 중에 주 5일로 근무를 하고도 한 달을 추가로 또 쉴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홀리데이를 생각해보면 이 휴가만 잘 이용한다면 거의 주4일 근무로 일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30일짜리 연차는 적어도 5~10년 정도 근속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 명예 휴가 정도가 될 것이다.

또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소위 말하는 한국의 “사”자 직업과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 영국에서 일반 직종의 평균 신입 사원의 연봉은 보통 20~25만 파운드(약 4~5000만원)에 해당된다. 하지만 프로그래머의 연봉은 25~30만 파운드(5~6000만원)로 다른 직종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매년 발표되는 영국의 부족한 직종 군 탑 10에는 항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포함되어 있다.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완벽한 사실을 적었을 뿐이다. 그리고 영국 친구에게 한국의 문화를 설명해 준 적이 있었지만 오히려 영국 친구가 이거 너무 과장이 아니냐며 굉장한 유감을 표했다.

영국과 한국의 차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같은 일을 하지만 왜 이 땅에서는 이렇게 일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은 변하기 어려운 문화적 차이가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한국에서 만약 유럽에서의 회사와 같은 복지를 가진 회사가 등장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자. 즉, 5시에 정시 퇴근하는 것은 물론 30일의 연차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나타난 것이다. 과연 이런 회사가 한국에서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 것인가? 한국은 똑똑한 사람이 많은 사회이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사회로 분류된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쉬엄쉬엄 일해서는 이 치열한 한국사회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란 불가능하다. 이 직업뿐만이 아니다. 한국이란 사회의 문화가 워낙에 스피드와 신뢰를 중요시 하고 있다. 빠른 시간에 보다 정확하게 일을 끝내지 못한다면 그 회사가 몰락하는 것은 한 순간일 것이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냐고 불평한다 해도 아쉽게도 그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왜냐하면 바로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가 인터넷 개통을 주문한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인터넷 개통이 당일 날 혹은 못해도 다음날 개통이 되지 않고서는 절대로 주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은 그렇지 않다. 여기서 인터넷 주문을 했을 때 사람들은 기본 일주일을 예상한다.

이것뿐만 아니라 모든 서비스들이 이와 비슷하게 상당히 여유롭게 처리하려고 한다. 때문에 이런 문화에 적응이 안된 한국 사람이 여기에 산다면 굉장히 답답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문화의 차이인 것이다. 우리는 그런 한국의 빠른 서비스 문화 덕에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면에는 하드워킹 이라는 딜레마가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하드워킹의 한국 문화 속에서도 IT필드의 경우는 조금 더 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컴퓨터 공학과의 주가는 갈수록 하향세를 그리고 있을뿐더러 실제 컴공과 학생들에게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50% 이상이 프로그래머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4년제 혹은 2년제 그냥 무난하게 졸업한 학생보다 IT전문가 과정 6~7개월을 이수한 학생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IT 전문가 과정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정부가 대한민국의 실업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가 미취업자와 실업자를 대상으로 만든 무료 교육과정이다. 이 과정은 몇 백 만원의 수업료를 대신 지불해 줄 뿐만 아니라 매달 생활비도 지원해주면서 개발자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은 개인이나 IT업계 모두에게 벌써 실패한 정책으로 낙인 찍힌 지 오래이다.

그 동안 개인의 적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마구자비로 개발자들을 찍어내어 왔고 그렇게 양성된 개발자는 IT문화의 쓴 고배를 마신 후에야 현실을 받아드리며 하나 둘씩 필드를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인력을 계속 해서 양성하려고 하는 것이 정부의 움직임이다.

즉, 이탈과 양성이라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을 뿐인데도 말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영국은 IT가 부족 직종으로 꼽힐 만큼 개발자들의 수가 많지 않다. 그리고 정말로 적성에 맞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좋은 환경을 누리며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책은 고급인력을 찾기 보다는 저임금에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하게 만들어 버렸다. 중급인력 한 명이 할 수 있는 것을 초급 인력 둘을 쓰면 된다는 계산에서 더 싼 인력들만 선호하게 되는 것이고 젊은 개발자가 자신의 청춘을 불사르며 일에 전념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유도 있다.

IT 구인 사이트를 뒤져봐도 2~3년 차의 초급개발자를 원할 뿐 7~8년 이상의 중급 개발자를 원하는 구인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중급/고급 개발자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전직이나 해외 취업을 고려하고 있고 이미 수많은 IT 인력들이 한국을 떠나 간지 오래이다.

잘못된 열정의 정의

티맥스 소프트 박대연 회장의 발언이 IT업계를 떠들석하게 만들고 있다. 개발자들이 회사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였고 그 때문에 건강을 잃거나 이혼을 한 개발자가 있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직원들이 지금 열정을 불사르며 열심히 윈도우를 개발해 왔다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던진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일하는 것이 열정이라는 잘못된 정의가 이런 현실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열정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열정을 재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영국 IT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을 만나서 현지회사 인터뷰에 대해서 조언을 받은 적이 있다. 여러 질문들 중에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고 자신은 일에 대한 열정이 남보다 투철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그 열정을 보일 수 있냐는 질문에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맡은 일을 다할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오히려 면접 관들은 그런 행동은 다음날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런 열정은 사양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몰라서 야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는 그저 회사에 대한 나의 열정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 뿐이고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이 야근이라는 잘못된 문화가 결국 개발자들을 혹사시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일까?

이외에도 언급하지 못했던 정말 너무나 많이 잘못된 문화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에서의 최선은 무엇일까? 한국에서의 문화가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 문화에 적응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나라의 개발자들은 이렇게 부조리한 IT업계의 상황들을 몰라서 이런 문화가 계속 이어져 온 것일까?

지금부터 정리할 내용이 시원한 IT업계의 해법을 해법과 개발자를 위한 행동강령을 제시하는 것은 아닐 수 있겠지만 개발자로서 지내온 기간 동안 가슴 속에서 꺼내지 않은 말들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누구도 불평은 하지만 고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IT는 계속 제자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고쳐야 하는가? 업계의 힘있는 관리자들이 해야 하는 것인가? 개발자들의 경력을 관리해주겠다며 헛다리를 집고 있는 정부가 해주어야 하는가?

아니면 하도급 문제나 개발자들의 처우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리길 앉아서 바라고만 있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는 그 누구도 아닌 개발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바로 잘못된 문화를 고치려 하지 않고 계속 계승하려고 하는 태도가 첫 번째로 고쳐야 할 태도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오늘은 첫날이니 무리하지 말고 일찍 들어가세요.”

“뭘 이 정도로 제가 신입 때는 사생활도 없었어요.”

약간 비약적인 예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개발자를 혹독한 일정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은 결국 개발자다. 많은 개발자들은 안 좋은 문화를 알고는 있지만 계속 계승해나가고 있다. 그저 내가 하는 노력이 결국 의미 없는 몸부림이라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이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문제가 아니다. 그 업계를 형성하고 있고 또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개발자들이기 때문이다. 인식은 있지만 진정한 행동이 없다면 바뀌기 힘든 것이 문화이다.

조금 더 자세한 예를 들어 보자면 프로젝트 발주처 즉, 소위 갑이 있고 갑과 PM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한 덕에 잡이 늘어났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갑과의 트러블이 있을 경우 대부분 책임은 PM이 지게 된다. 그 책임은 결국 개발자에게 전달되고 회사의 사정을 아니깐 혹은 어쩔 수 없지 않은 거냐며 희생을 요구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희생에 대한 대가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희생으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거나 제품이 잘 개발 되었다고 해서 개발자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돌아오는 것이 있다고 생각되는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을 받아드리는 개발자의 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사의 사정을 알고 프로젝트의 사정을 아는 이들이 개발자들의 상황은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영국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영국의 개발자가 일정을 여유롭게 잡는다고 해서 절대로 일을 천천히 하거나 놀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영국 개발자는 그 시간에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가질뿐더러 완벽하고 버그 없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스피드를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좋은 품질의 소프트웨어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개발에 시간을 투자하기도 바쁜 것이 현실인지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가지기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가끔은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제3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경우도 다반사다. 그럼 사용자는 이런 문제투성이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사용할까?

때문에 한국에서는 SM(System Management)인력을 배치하여 길면 몇 년 동안 그 프로그램을 유지보수 하며 고쳐 나가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개발에 시간을 할애한다면 보다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 좋은 품질로 SM에 투입되는 비용을 충분히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개발자들도 영국의 개발자들처럼 고품질의 코드를 생산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자기가 맡은 기능에서는 보다 완벽하게 마무리를 하고자 하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현재 나한테 할당 된 시간이 이런데 어떻게 품질까지 생각하냐며 앉아서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당당히 자신의 시간을 요청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과 행동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변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길고 길었던 글을 요약하도록 하겠다. 개발자들은 앞으로 이런 피해의식 속에서 그 삶은 인정한 채로 삶을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사회의 부조리를 꼽아가며 사회 즉, IT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호소는 이제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 누가 바꾸어 줄 것이라고 기대는 접고 이제는 개발자들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고 행동으로 옮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개발자다. 즉, 단순한 기술 노동자가 아닌 나의 코드로 사람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개발자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의 이런 작은 호소가 차디찬 마룻바닥에 치는 몸부림과 같이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시원한 해법 보다는 오히려 이런 글이 가슴을 더 먹먹해지게 만들었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작은 노력이 언젠가는 미래의 밝은 빛을 비출 밑거름이나마 되길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맺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