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스마트폰OS 승자는?

노키아-애플-림-구글 안개속 혼전

일반입력 :2009/08/16 12:50    수정: 2009/08/16 15:00

이설영 기자

스마트폰 OS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노키아가 밀고 있는 심비안에 이어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 애플 아이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모바일, 구글 안드로이드까지 가세한 별들의 전쟁구도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OS 시장은 심비안이 주도하고 윈도모바일이 추격하는 판세였다. 그러나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애플과 RIM이 심비안 점유율을 많이 갉아먹었고 안드로이드도 중량감있는 변수로 떠올랐다. 심비안과 윈도모바일은 상대적으로 밀리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OS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는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다. 사활건 경쟁을 통해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세계 모바일 시장에서는 총 2억6천810만 대의 휴대폰이 판매됐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은 6.1% 하락했다. 특기할만한 점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는 것.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4천만 대로 전년동기 대비 27%나 상승했다. 스마트폰 OS 시장 점유율은 심비안, 블랙베리, 애플, 윈도모바일순이다. 하반기를 기점으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업체간 역학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윈도모바일과 심비안의 행보도 대형 변수다. 지금처럼 애플이나 RIM에 밀리는 추세가 계속될 경우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수도 있다. 내년이 스마트폰 OS 시장의 재편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PC 영향력을 모바일로…윈도모바일

MS는 오는 10월 차기버전인 윈도모바일6.5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이 하반기 글로벌 전략폰에 윈도모바일6.5를 탑재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윈도모바일에는 기존 PC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우군으로 흡수해 스마트폰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략이 묻어있다.

윈도모바일OS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익스체인지 등 이미 PC에서 익숙한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자바스크립트에 대한 의존도가 강한 국내 웹 환경에서 특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다.

그러나 윈도모바일은 메모리 관리나 전력소모 부문에 취약해 향후 윈도모바일6.5에서 이 부분이 얼마나 개선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C와 유사한 환경이 기존 사용자들에게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바일 환경에 어울리지 않게 투박하다는 단점도 있다.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으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MS로서는 고민이다.

윈도모바일6.5가 이런 스마트폰 시장의 현실을 얼마나 타개해 줄 지 관심을 모은다. 윈도모바일6.5는 터치폰에 적합판 벌집모양 사용자환경(UI)을 구현, 모바일 사용자들의 입맛을 당기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9월에 윈도모바일6.5를 공개할 예정이었던 MS가 10월로 출시일정을 미룬 상황이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치도 상승하고 있다.

■지는 '심비안' 뜨는 '마에모'

스마트폰 OS 중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심비안을 둘러싼 기상도는 흐림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독일판(FTD)은 최근 노키아가 장기적으로 심비안을 포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키아가 개발한 오픈소스 OS인 마에모(Maemo)가 심비안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것.

노키아는 곧 출시 예정인 인터넷 태블릿PC에 마에모를 탑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스마트폰에도 마에모의 사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FTD는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심비안은 안드로이드와 같은 최신 오픈소스 OS와 경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노키아는 여전히 휴대폰 시장에서 약 4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리서치인모션이나 애플에 자리를 내주는 형편이다.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OS가 필요하다는 것.

심비안의 위세가 꺾이는 이유는 뭘까. 심비안은 지난 1990년대에 개발된 에폭OS에 기반한 것으로, 전체 개발코드가 무려 2천만 줄에 달한다. 이는 MS의 PC용 OS인 윈도XP에 버금가는 양이다.

전문가들은 구시대적인데다가 무겁기까지 한 심비안으로는 최신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즉 노키아가 향후 거대 시장을 형성하게 될 스마트폰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에 재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스마트한' OS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노키아는 스마트폰을 향해 급속도로 나아가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에모를 통해 찾고자 한다.

■오픈소스 계열 '안드로이드'로 통합

안드로이드의 행보는 초대형 변수다. 아이폰을 견제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현재까지 전망은 맑음이다.

시장조사기관 주피터리서치는 지난달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픈소스 OS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이며, 2014년에는 지금의 두배 이상 성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오픈소스 OS 가운데 급격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OS가 바로 안드로이드이다.

구글이 만든 오픈소스 기반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미국 T모바일이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약 100만대 이상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이미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를 출시한 데에 이어, LG전자와 모토로라 등도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기반으로 제조사들이 자유롭게 수정해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무료라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0.5%에 불과했던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올해 4.4%로 약 9배 오를 전망이다.

범용성이 뛰어나고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인해 안드로이드를 지지하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업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드로이드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는 스마트폰 OS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R&D) 규모가 커지면서 향후 스마트폰 OS가 통합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SA 측은 스마트폰 OS 개발사들이 현재 연간 1억 달러에서 2억 달러를 R&D에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 이 R&D를 통해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한두개의 서드파티 OS가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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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다수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고유의 OS가 없는데다가 에코시스템 또한 갖추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급격하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시장에 현존하는 OS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에 따란 OS 통합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SA 측은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풍부한 R&D가 진행된 OS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