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력 과시하는 실시간 검색

일반입력 :2009/08/12 17:38    수정: 2009/08/13 16:38

황치규 기자

지난해 트위터에 인수 제안을 했다가 면전에서 거절당했던 페이스북이 차선책으로 신생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프렌드피드를 집어삼켰다. 인수 명분은 아직까지는 두루뭉술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마이스페이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SNS 반열에 오른 페이스북의 프렌드피드 인수로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새로운 격전지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검색이다.

실시간 검색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지 바로 찾아볼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마이크로블로그 트위터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검색 시장 판세를 좌우할 다크호스로 급부상중이다.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어지는 기존 검색 시장 판세를 뒤흔들 잠재력을 갖췄다는 얘기도 있다.

페이스북의 프렌드피드 인수는 실시간 검색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초반 레이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리고 구글간 3파전 구도로 펼쳐지는 모습이다. 현재로선 트위터와 페이스북 경쟁구도지만 결국 검색황제 구글을 포함하는 판세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간 경쟁은 이미 달아올랐다. 해외는 물론 국내서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트위터는 프렌드피드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이 웹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 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다.

블로그나 SNS에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프렌드피드의 경우 다양한 SNS에서 친구들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찾아볼 수 있는게 장점. 실시간 데이터를 찾아주는 검색엔진에 기반하는데 수집하는 정보중 상당량이 트위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만큼 그동안 트위터를 향해 심심치 않게 견제구를 날려온 페이스북은 프렌드피드를 손에 넣음으로써 실시간 검색 시장에서 트위터를 상대로 카운터펀치를 날릴 수 있게 됐다.

프렌드피드는 구글 출신인 브렛 테일러와 짐 노리스가 작년에 설립한 회사다. 브렛 테일러와 짐 노리스는 구글 재직 당시 구글토크, 구글맵스, 지메일 등 다양한 무료 웹서비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에 유명 기술 블로거인 로버트 스코블은 "페이스북은 단번에 구글의 유명한 슈퍼스타들을 영입했다"면서 이번 인수를 높게 평가했다.

페이스북은 프렌드피드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프렌드피드 검색 엔진을 페이스북에 탑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페이스북은 현재 제한된 기능의 검색 엔진을 제공하고 있다. 특정 유형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데이터를 찾을 수 있다. 친구들이 올린 30일간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친구가 아닌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올린 콘텐츠도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페이스북이 강력한 검색 엔진을 갖출 경우 인터넷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에서 검색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일각에서 구글과 페이스북간 검색 대결을 예고하는 이유다.

검색 기반을 확대할 경우 페이스북은 수익성도 강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은 매출보다는 사용자 확대에 초점을 맞춰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마케터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프렌드피드 인수는 페이스북에게 보다 정교한 검색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사용자가 다양한 사이트에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은 마케터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

페이스북은 구글과 비교하면 폐쇄적인 서비스다. 그러나 최근 몇개월간 사용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들을 소개했다. 프렌드피드 인수는 이같은 행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유의 폭이 커지면 마케터들의 선호도도 올라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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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게는 프렌드피드 인수에 따른 위협요소도 있다. 프렌드피드 사용자들이 다른 사이트로 이탈하는 시나리오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프렌드피드를 폐쇄하겠다는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분간 별도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많은 프렌드피드 사용자들 사이에선 이미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