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부분유료화 약인가, 독인가?

일반입력 :2009/07/30 09:31    수정: 2009/07/30 11:51

부진을 면치 못하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혹평을 받고 있는 게임들이 부분유료화를 통해 기사회생, 눈길을 끌고 있다.

부분유료화란 기본적인 게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되 그 외의 다른 부분에서는 유료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 모델이다. 부분유료화는 이제 국내 게임업계에서 정액제와 함께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MMORPG 시장의 포화상태로 인해 더 이상의 정액제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을 때 넥슨과 같은 캐주얼게임업체들이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하여 좋은 성과를 보인 것이 바로 부분유료화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이어 수많은 온라인게임들이 앞 다투어 부분유료화를 수익모델로 채택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 하락추세 게임들, 부분 유료화로 재기 모색

NHN의 ‘몬스터헌터온라인’은 부분유료화 서비스와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한 지난달 25일 이후 최고 동시접속자수 5천여명을 기록하며 게임노트 주간순위에서도 2주 연속 4계단 상승한 48위에 랭크 되었다.

업데이트와 요금제 개편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5월 월간순위 60위권 내에 겨우 이름을 올렸던 과거와 비교하면 단순 수치상으로도 2달 만에 11계단이나 상승한 높은 결과이다.

물론 최고순위 39위를 기록했던 오픈 베타테스트 초기(2008년 8월)와 비교하면 아직 전성기 수준은 아니지만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오픈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은 무리한 정액제 추진으로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며 97위까지 순위가 떨어졌지만 지난 3월 부분 유료화로 전환하며 조금씩 순위가 상승해 현재는 77위까지 올라선 상태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부분유료화는 온라인게임 재기의 기회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흥행 성적이 저조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지난 3월 3일 정액제 방식에서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전환한 이후 활동 유저가 2배로 증가하고, 새롭게 복귀한 기존 게이머들로 인해 게임 내 커뮤니티인 혈맹이 더욱 활성화 되는 등 일본 게이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CR은 지난 2004년 MMORPG ‘RF온라인’을 개발했지만 국내에서 인기가 없자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대성했다. 지난 2007년 4월 온라인 게임 불모지 러시아에서 아이템 판매를 통한 부분유료화를 단행, 정식 서비스 7개월 만에 동시접속자수가 1만 명을 초과했고, 현재 최고 동시접속자수 1만5000명, 누적총회원수 80만명을 기록하며, 월 평균 5~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온라인게임 부분유료화 러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그러나 이런 뒤늦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과거 MMORPG들의 흥행과 잇따른 MMORPG들의 부분유료화 러시 등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전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하는 게임들은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하거나 최초부터 경쟁이 되지 않았던 작품들이었다. 과거에는 많은 수익을 올렸던 게임이 서서히 다른 게임에게 잠식되자, 결국 부분유료화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액제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MMORPG을 서비스하는 업체는 게이머들들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아이템과 시스템을 게임 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캐릭터의 스탯과 공격력 또는 방어력을 올려주는 아이템이나 일반 이용자와 비교 했을 때 경험치를 많게는 2배까지 주는 시스템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온라인게임 시스템에 치명적인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분유료화를 실시하는 온라인게임들은 유저가 현금을 통해 강해지는 것에 제약을 두지 않거나, 두더라도 큰 제약이 될 만한 것이 없다.

이때문에 현금을 들이면 들일수록 얼마든지 계속해서 강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새롭게 유입되는 유저들과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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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외의 외적인 요소가 게임 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부분유료화는, 결국 스스로의 게임 시스템으로 인해 자신의 수명을 단축하는 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을 만들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보다 유료화 시기와 방법, 요금 수준 책정이 더 어렵다”라며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유료화 과정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더욱 게임사들을 괴롭히는 사안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