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쇼어 아웃소싱, 성과는 "글쎄?"

일반입력 :2009/07/27 15:22    수정: 2009/07/27 15:32

송주영 기자

신영증권이 지난 5월 개통한 차세대시스템 개발에서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초로 해외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시도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27일 신영증권 황용철 부장은 지난 차세대시스템 개발 때 시도한 해외 오프쇼어 아웃소싱에 대한 평가결과를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오프쇼어 아웃소싱은 국내외 SI업체가 해외에 거점을 두고 해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해 왔다.

중국이나 인도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의 인력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 인력 활용의 유연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모델이다. 해외의 고급 인력을 이용한 글로벌 개발 방법을 차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요업체 측면에서도 고급 인력을 저렴한 가격에 활용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에서는 꽤 많은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오프쇼어 아웃소싱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얼굴을 마주하고 시스템을 개발, 운영하는 것과는 품질면에서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오프쇼어 아웃소싱의 반대 개념으로 국내에 거점을 두고 아웃소싱을 수행하는 니어쇼어 아웃소싱 모델이 보편적이다.

이 때문에 신영증권이 지난 차세대시스템 개발에서 국내 금융권 최초로 시도한 오프쇼어 아웃소싱은 주목할 만하다. 만일 신영증권이 오프쇼어 아웃소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면 새로운 아웃소싱 방법으로 확산도 가능했다.

하지만 신영증권 황 부장은 "만일 기획단계에서부터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염두에 두고 인력을 참여시켰다면 성공했을 수도 있다"며 "받아본 결과는 품질면에서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개발 단계에서 차세대사업 주사업자로 참여했던 삼성SDS의 권유를 받아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경이었다.

신영증권이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했다. 주사업자는 삼성SDS였다.

삼성SDS는 삼성증권 차세대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한 이후 바로 신영증권 프로젝트를 수주, 인력을 투입했다.

신영증권 차세대시스템은 지난 5월 개통했다. 차세대시스템 자체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성능이 10배 이상 향상된 시스템도 있었고 12월 결산사 배당금 시기에는 1시간 30분 걸리던 처리속도가 20분 이내로 빨라졌다. 안정성도 높아졌다.

시스템 개통 후 삼성SDS 개발 인력을 1개월만에 다 철수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가동이 무리 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검토했던 오프쇼어 아웃소싱은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해 이를 활용해 개발하려던 범위를 축소해야 했다.

황 부장은 "어차피 수요업체 측면에서는 오프쇼어 아웃소싱이든 아니든 상관 없었다"며 "어 차피 주사업자와 비용 측면에서의 협의가 끝난 상태라서 오프쇼어 아웃소싱이라고 해서 사업비를 줄이는 등의 혜택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발에만 오프쇼어 아웃소싱 인력을 활용했다. UI 중에도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조회화면 정도에만 적용됐다.

신영증권이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활용해 개발한 UI는 100~200본 정도. UI 개발 본수가 3천본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 미만이다.

황 부장은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활용해서는 단순 리포트만 개발했으며 난이도가 있는 복잡한 조회는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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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부장은 "분석, 설계가 끝난 이후 개발부터 오프쇼어 아웃소싱 검토가 시작됐다"며 "분석, 설계 단계부터 인력이 참여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원격지에 있는 인력들이 시스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하다보니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