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보안 전문가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자신들의 중요성을 진하게 증명했다. 7.7사이버전쟁 가운데 그들은 ‘스타’였다.
전쟁이 일단락되자 스타들에 대한 칭송이 쏟아지고 있다. 미래 사이버대전을 이끌 두뇌집단이라는 호칭도 붙었다.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보안 인재들을 확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 같은 장면은 낯설지가 않다. 지난해 대형 개인정보유출사고나 정부 서버 마비 등이 터졌을 때도 똑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이제는 잊혀져가지만 2003년 전국 인터넷이 마비된 1.25대란, 1999년 체르노빌바이러스 사태 후에도 비슷했다.
하지만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보안업체나 부서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분투 중이며, 경영진의 관심 밖에 있어 왔다. 수많은 공격을 막아도 알아주는 사람 적고, 사고가 터지면 ‘무능력’으로 찍히는 보안 담당은 공대생들이 가장 기피하는 자리 중 하나다.
정부기관도 마찬가지다. 사이버보안 최전방에 있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전문 인력은 2003년 출범 당시 40여명에서 크게 늘지 않았다. 정통부가 해체되면서 국가 정보보호관리 인력과 예산이 크게 줄었다는 것만 봐도 우리 사회의 보안 불감증을 알 수 있다.
결국, 과거의 보안대란 이후 있었던 호들갑들은 거품으로 사라졌던 것이다. 마치 월드컵 열기가 쓸고 간 뒤 남겨진 한적한 K리그 경기장과 같았다. 최근의 뜨거운 관심과 스타 칭호에 대해 보안업계 인재들이 쓴웃음을 짓는 이유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가 이 같은 분위기를 제대로 설명했다. 각종 인터넷 대란 이후 허탈감만 느껴온 김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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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많은 사고들 이후 보안인재들을 정말 지원했다면 오늘날의 열악함은 없었을 것”이라며 “최근의 뜨거운 관심과 부러움의 눈길 등이 전혀 즐겁지 않다”고 강조했다.
7.7사이버전쟁이 끝난 지금 우리는 다시 기로에 섰다. 보안인재들을 또 ‘반짝 스타’로만 남길지, 아니면 그 능력과 사회적 필요에 걸 맞는 대우를 받으며 보안강국 도래를 이끌게 할지가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달렸다.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