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구소 “DDoS 특수? 한숨 뿐”

일반입력 :2009/07/15 14:23    수정: 2009/07/15 16:04

김태정 기자

“해킹 사고가 펑펑 터진다고 보안업체를 부러워 할 필요는 없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안랩) 대표가 15일 개인 블로그에서 이처럼 밝혔다. 이번 DDoS 대란에서 나온 ‘안랩 대세론’을 일축했다.

지난 7일 DDoS 공격으로 청와대와 옥션 등 국내 주요 사이트들이 마비되면서 김 대표는 상당히 분주해졌다. 각종 방송과 신문 지면은 김 대표와 안랩으로 넘쳐났다. 국내 대표 보안업체라는 타이틀답게 일약 스타(?)가 된 것.

주가도 급등했다. 안랩 주가는 지난 7일 이후 10일 종가 기준으로 51% 올랐다. 비록 이번 공격이 사실상 끝나면서 주가는 하한가를 탔지만 경쟁사들의 부러움은 이어졌다.

때마침 안랩은 지난 13일 신규 보안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김홍선 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스스로 진정시키고 있다. 전국적인 보안 열기가 결코 즐겁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속된 말로 언론에서 뜨고 주가가 상종가라며 남들은 부러워하지만 착잡할 뿐이다”며 “이 같은 열기가 단기적 관심에 그치는 것을 경험해왔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국내 보안 1세대로 꼽히는 김 대표는 2003년 1.25대란을 비롯한 각종 보안사고 해결에 참여했지만 허탈감만 느껴야 했다. 사고가 터지면 정부 관계자들이 반짝 관심만 보이고 금방 잊는 모습을 보여 온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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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사고 때마다 보안업체가 떴다면 현재의 열악한 현실은 없었을 것”이라며 “수년간 같은 주장을 해와도 사고가 터져 ‘무력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나는 가만히 앉아서 같은 말을 하는데 마치 내 앞에 분들만 파노라마처럼 바뀌어가는 느낌이다”며 “너도나도 소리 높이던 분위기가 이미 한풀 꺾이는 것이 감지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