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티맥스윈도가 공개됐다는 것만으로...

기자수첩입력 :2009/07/07 18:02

황치규 기자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티맥스소프트 데스크톱 운영체제(OS) 티맥스윈도가 마침내 공개됐다. 공개를 앞두고 스크린샷 조작설이 불거졌던터라 티맥스윈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는 이번 발표의 관전포인트중 하나였다.

이를 감안한 듯 티맥스는 티맥스윈도 기반 스타크래프트 게임, 액티브X가 구동되는 티맥스 웹브라우저 시연 등을 통해 제품이 실제 존재한다는데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티맥스윈도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처럼 바라보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티맥스는 이날 티맥스윈도를 발표하며 세계 무대에 대한 도전의지는 물론 국가경제적으로 지닌 가치에 대해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박대연 티맥스 회장은 "이번 제품에 수백억원을 투자했다"며 "어느 바보가 가능성 없는 제품에 수백억원을 투자하겠느냐, 이번 제품은 시장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처럼 되면 박수를 쳐줄 일이다. 그러나 현실세계에서 티맥스윈도가 갈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 상황은 티맥스소프트가 티맥스윈도를 제한적인 범위에서 공개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날카로운 테스트 과정을 좀더 거쳐야 한다.

이번에는 티맥스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다. 보여줘야 하는 것을 모두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의 의미는 제한적이다. 갈증이 느껴진다. 오픈오피스에 기반한 티맥스 오피스를 티맥스윈도가 아닌 윈도XP에서 시연했다는 것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오픈소스SW인 오픈오피스는 원래부터 MS윈도에서 잘 돌아가는 제품이다.

티맥스소프트는 다음달부터 내부 직원 2천명을 대상으로 티맥스윈도에 대한 베타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10월부터 일반 사용자 대상의 베타테스트를 실시하고 11월경 제품을 정식 출시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IT업계에서 보기드문, 대단한 속도전이다.

빠른 속도만큼 구경꾼의 아쉬움도 커져만 간다.  3개월뒤 일반 사용자를 상대로 베타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면 거기에 맞춰 제품 발표를 하는게 모양새가 낫지 않았을까?

완성되지 않은 제품을 시연해 의심을 잠재우지 못하는 것보다는 조금만 기다렸다가 모든 것을 확실하게 정리하는게 깔끔하지 않을런지...

티맥스윈도가 공개됐음에도 티맥스를 둘러싼 까칠한 시선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고 있으니 발표 타이밍이 과연 적절했는지 묻게된다. 티맥스는 티맥스윈도 발표를 앞두고 빌 게이츠에게 초청메일을 보냈다고 하는데, 실제로 빌 게이츠가 왔다면 "왜 지금 불렀어?"라고 말했을거란 생각도 하게 된다.

티맥스윈도는 현재 알파단계다. 

최소한 베타 버전이 나와 일반 사용자들이 제품을 접해보고 분석해볼때까지는 확실치 않은 이런저런말들이 계속 돌아다닐 것이다. 그때까지 티맥스윈도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가득찬 존재일 수 있다. 티맥스 입장에선 듣기 거북한 얘기들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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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제한된 범위에서 공개됐다는 것만으로 모든 의심을 잠재울 수는 없다. 공개됐다는 것과 사용자들이 만족할 만큼 제대로 돌아간다는 것은 급이 다르다. 제대로 돌아가는 것과 사업적으로 승산있는 승부수가 되겠느냐 또한 마찬가지다.

티맥스윈도, 아직 갈길은 멀다. SW의 핵심인 운영체제 시장에서, 제한된 범위로 공개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