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트위터 독주 어림없다"-미투데이 집중 강화

마이크로블로그 시장 패권을 두고 토종 1위기업과 미국 최강자의 대결은....

일반입력 :2009/07/07 09:55    수정: 2009/07/07 10:14

김태정 기자

NHN(대표 김상헌)이 ‘트위터 바람’ 잠재우기에 본격 나선다. 국내 마이크로블로그 시장 패권을 놓고 벌이는 토종 인터넷 기업 1위와 미국 강자 간의 물러설 수 없는 승부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비상하다.

마이크로블로그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인스턴트 메신저, 이메일 등을 통한 블로깅 서비스다. 140~150자 정도의 짧은 메시지로 빠른 정보 소통을 구현한다.

근래 세계 마이크로블로그 시장은 트위터의 판이다. 트위터는 단기간에 회원 2천만명 이상을 거느린 인터넷 공룡으로 자랐다. 구글과 애플이 트위터에 눈독을 들일 정도.

트위터는 국내서도 인기 상승세가 가파르다. 피겨요정 김연아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가입하면서 국내 마이크로블로그시장 1위에 등극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1만4천명 정도이던 월 방문자 수가 지난달 58만명을 넘겼다. 이 정도면 '폭주'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이 같은 트위터의 인기에 따라 NHN이 바빠졌다. NHN은 지난해 12월 ‘미투데이’를 인수하며 마이크로블로그 시장 패권을 노렸지만 트위터에 밀려 분명한 2위에 머무는 중. 지난달 기준 미투데이 월 방문자 수는 12만명 정도였다. 더 늦기전에 트위터를 제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짙다.

미투데이를 개발한 NHN 박수만 팀장은 “트위터와의 경쟁에서 띄울 승부수들을 이미 구상해뒀다”며 “이달부터 하반기 전체에 걸쳐 미투데이 기능 강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기능만 따지면 NHN 미투데이가 밀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트위터는 한국어 지원을 비롯한 현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본사차원에서 아직 한국에 대한 관심이 미미하다는 평가. NHN은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려 한다.

문자메시지 기능 부재가 대표적인 트위터 불만 사항이다. 누리꾼들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미투데이에 글을 올릴 수 있지만 트위터는 아직 불가능하다. 트위터가 국내 이통사들과 제휴는 물론, 교류도 거의 없기 때문.

박수만 팀장은 “미투데이가 트위터와 달리 국내 이통 환경에 최적화됐음을 강조하려 한다”며 “모바일 연동은 트위터와의 경쟁에서 중요한 차별점이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업데이트도 시작된다. NHN은 오는 15일 미투데이 메뉴들을 더 간편히 개편, 사용자 편의성을 올리기로 했다. 내달에는 싸이월드 비밀클럽처럼 지인 몇 명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비공개 커뮤니티 서비스도 제공한다.

반면, 트위터는 아직 민첩한 기능 강화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충성 사용자들의 건의들은 모아지고 있으나 반응이 적은 모습이다.

이에 대한 업계 전망은 갈라지고 있다. NHN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회의적 시선도 있다. 트위터가 기능은 미투데이 대비 부족해도 글로벌 네트워크 규모에서는 비교가 의미 없을 정도로 앞서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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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는 “트위터의 글로벌 네트워크망은 미투데이에게 분명한 부담요소다”라며 “해외와 국내 사용자들을 한 번에 아우를 수 있는 트위터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의 ‘토씨’와 싸이월드 창업자 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가 만든 ‘런파이프’ 등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트위터와 NHN 간의 경쟁에 중량감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