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SION 2009]모바일 오픈마켓 시장 열리다

일반입력 :2009/07/01 11:50    수정: 2009/07/01 16:24

이장혁 기자

모바일 콘텐츠 오픈마켓 시장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가 런칭한 지 이제 일년정도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모바일 생태계를 180도 바꿔버릴 정도의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가 그 일년 사이에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 기간 동안 10억 다운로드를 훌쩍 넘어섰으며, 약 7천만달러에서 최대 1억6천만달러의 누적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순히 애플의 매출만 볼 것이 아니라, 앱스토어에서 콘텐츠를 판매한 수많은 업체와 개발자들의 수익까지 보면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록한 그야말로 차세대 모바일 비즈니스모델이라고 하겠다.

물론 이런 변화는 앱스토어만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중심에 앱스토어가 있다는 것에는 반대의견이 없을 것이다.

■지금 전세계는 앱스토어 '열풍'

지난해 7월 애플이 자사의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 출시와 함께 앱스토어를 런칭했다. 출시 초기에만 해도 전통적인 휴대폰 제조사들은 애플이 휴대폰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었다. 그런데 아이폰의 영향력은 제품 그 자체로도 상당한 파급력이 있었다. 거기다 앱스토어라는 지원군의 힘은 아이폰과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를 가지고 왔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로 인해 모바일 산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단일 제품으로 이 정도의 성공사례를 남긴 적이 없었기 때문. 결국 아이폰과 앱스토어 연합군의 힘을 느낀 타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신만의 앱스토어를 런칭하게 됐다.

휴대폰 제조사, 웹 서비스 사업자, 이동통신사업자 등 가리지 않고 모든 업체들이 앱스토어 열풍에 동참했다.

노키아 오비,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켓, 림 블랙베리 앱 월드, 오투 리트머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SK텔레콤 모바일 오픈마켓,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모바일마켓플레이스를 비롯해 국내 업체인 KT, LG전자도 앱스토어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왜 갑자기 이렇게 많은 앱스토어가 등장한 것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모바일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모바일 시장에서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음성통신이나 메시징 서비스가 주가 됐었다. 물론 저사양 단말과 낮은 속도의 네트워크도 모바일 시장 확산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미 과거 PC정도의 고사양을 가진 스마트폰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고 네트워크 속도도 영상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 토양이 잘 닦아진 것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도 앱스토어 등장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제조사나 이통사 등 사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소비자의 니즈가 많아지면서 결국 사업자들은 한계를 느끼게 된 것.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걸출한 단말을 창으로, 앱스토어라는 든든한 콘텐츠 마켓을 방패로 들고 모바일 시장에서 승전보를 날릴 수 있었다.

■오픈 플랫폼·오픈마켓은 이제 '레드오션'

애플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모바일 플랫폼과 오픈마켓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성공한 요인은 단말과 애플리케이션의 연결고리가 튼튼했다는데 있다. 좋은 단말과 쓸만한 애플리케이션이 만나다 보니 소비자가 봤을 때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없는 매력 포인트가 되버린 것.

단말을 구입한 후에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게 되고, 또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 위해서 단말을 구매하는 순환고리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美 AT&T가 초기 아이폰을 독점으로 도입하면서 아이폰 내 AT&T의 서비스는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매출증가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기도 했다. 그만큼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서로 에코시스템을 형성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차세대 앱스토어 추격자로 떠오르고 있는 구글도 구글맵 등 타사대비 우수한 플랫폼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이미 웹에서 검증된 서비스들이 그대로 모바일로 넘어온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있기 마련이다.

또 애플보다는 덜하지만 구글마니아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구글 마니아들이 초기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 들어온다면 오픈마켓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큰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구글의 개발환경은 상당히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있다. 자바 기반의 개발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자바개발자도 쉽게 끌어들일 수 있어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윈도모바일6.5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모바일 생태계 만들기에 한창이다. 윈도를 통해 유선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력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윈도 개발환경에 익숙한 개발자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윈도모바일플랫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선플랫폼과 무선플랫폼과의 연동부분도 타 플랫폼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하니,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이나 구글에 못지않는 개발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노키아는 휴대폰 1위 제조사답게 다수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심비안OS가 아직까지도 경쟁우위에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최근에는 지도업체인 나브텍을 인수, GPS와 맵을 연동하는 위치기반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API가 공개된다면 심비안 개발자들이 대거 노키아 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모바일 오픈마켓 '어떻게 대응하나'

SK텔레콤의 모바일 오픈마켓이 오는 7월말 내지는 8월초에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줄줄히 오픈마켓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1위 이동통신업체 SK텔레콤이 과연 어떤 전략으로 오픈마켓을 운영할 것인지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의 경우에는 우선 자사의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오픈 플랫폼에 대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정한 개발풀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위피 애플리케이션을 오픈마켓으로 전환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그동안 위피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위피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국내 휴대폰 시장 구조상 위피 탑재 휴대폰이 90%가 넘는 상황에서 섣불리 위피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통사는 고객 정보와 위치정보를 활용해 위치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고 기존 전자결제 시스템 등을 이용해 소비자를 쉽게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일반 소비자를 오픈마켓으로 진입시키기 위해 저렴하고 합리적인 데이터요금제를 신설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나 PC싱크를 통해 데이터 이동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정책도 생각해볼만 하다.

업계 전문가는 SK텔레콤 오픈마켓이 건전한 에코시스템 형성의 토대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개발자 기반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