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는 ‘짝퉁’을 보상한다?

일반입력 :2009/06/04 13:12

김태정 기자

“다른 온라인몰은 왜 이런 마케팅을 못하나요?”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SK 온라인몰 ‘11번가’의 광고 카피다. 위조품, 곧 ‘짝퉁’을 110% 보상하는게 골자. 옥션이나 G마켓 등 경쟁 업체를 상대로한 직접적인 공격이다.

그렇다면 실제 11번가에서 배달된 제품이 짝퉁일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경쟁사들과 일부 소비자들은 11번가의 광고를 ‘과장’이라고 주장한다. 11번가가 나서 짝퉁 확인을 해주는 브랜드가 매우 적다는 주장이다. 나머지는 소비자가 판매자와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털 닉네임 ‘윤교주’는 “판매자와 1주일간 입씨름만 하다가 짝퉁이 분명한 신발에 대한 교환을 포기했다”며 “광고에 비하면 판매자와 소비자 중간에서의 11번가의 역할은 매우 적었다”고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부 경쟁사들은 11번가가 무리한 마케팅으로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1번가는 억울하다는 입장. 경쟁사들의 흠집 내기라고 받아친다.

11번가는 짝퉁 교환 보장이 ‘전 품목’이 아님은 인정했다. 그러나 짝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보세’ 혹은 ‘저가 브랜드’까지 포함시켜 ‘전 품목’이란 타이틀을 달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짝퉁이 존재한다는 6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었다”며 “단순히 ‘전 품목’이 아니라고 태클(?)을 거는 것은 소모적 논쟁만 일으킬 뿐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11번가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짝퉁에 대한 110% 보상 중 10%는 ‘포인트’를 뜻하는데 일부 광고에는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다거나, 심야에는 판매자와 연결이 어려워 24시간 콜센터가 유명무실 하다 등의 불만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이제까지 없던 파격적 마케팅을 진행함에 따라 진통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며 “전략을 해피엔딩으로 이끌려면 소비자 불만을 잠재울 세심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