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홍보 "소비자를 인터넷에서 놀게 하라"

크로스IMC 박준영 대표

일반입력 :2009/06/03 13:05    수정: 2009/06/03 13:21

김효정 기자

최근 몇 년 새 기업홍보의 패러다임이 확 바뀌었다. 인터넷 문화의 발전에 따라, 소비자는 더 이상 주입식 광고에 열광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확산이 빨라지면서 똑똑해 졌다. 직접 써보고 느끼면서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판단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추세는 전통적인 광고만으로 기업의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시대가 끝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와 공유를 근간으로 하는 웹 2.0의 그것처럼, 기업홍보에도 소비자의 참여와 공유가 필요해 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효과적으로 홍보에 적용하는 것이 'PR 3.0'이라고 설명하는 이가 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업체인 크로스IMC의 박준영 대표는 참여와 공유가 인터넷 상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소비자의 체험이 오프라인으로 옮겨졌을 때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PR 3.0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말하는 홍보의 핵심은 소비자의 체험이다. 최근 블로그 마케팅 등 이른바 '체험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PR 3.0은 이러한 마케팅 방법과 차별성을 가진다고 강조한다.

상업용으로 파워블로거나 얼리어답터의 리뷰를 활용하는 홍보방식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한 제품 체험이 아니라, 기업의 살아있는 문화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하고 이를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의 언어로 창조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박 대표가 말하는 PR 3.0이 어떤 것인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화그룹의 브랜드 홍보를 맡은 크로스IMC는 '한화 프렌즈'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매 기수 별로 100명의 체험단들을 운영하면서 '한화증권 모의투자'라든지, 한화에서 운영하는 '청계천문화광장 이벤트' 등에 참여하고,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리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다.

LG패션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역시 크로스IMC가 맡았다.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헤지스 컬처클럽'에서는 클래식이라는 자체 브랜드 철학과 맞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를테면 사회 봉사, 와인 시음회, 공연 관람 등을 하거나 패션 브랜드인 만큼 체험단이 직접 포토그래퍼와 에디터 역할을 맡아 화보촬영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품과 같은 금전적인 이득으로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기업 활동에 직접 참여시켜 즐거움을 느끼고 이를 공유했을 때, '진정성' 있는 소비자의 언어가 인터넷 상에 퍼지게 되는 거죠. 즐거움과 문화가 어우러진 커뮤니티를 통해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만나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고객감동'과 이어지게 됩니다.

박 대표의 이러한 체험 마케팅 전략은 입소문을 타고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제 체험 마케팅은 기업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수단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얼마 전 헤지스 컬처클럽에서 체험단을 모집할 때는 5,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려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소셜네트워크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고, 체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임의 문화까지 형성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시적인 기업 홍보를 위한 체험 마케팅은 진정성이 결여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PR 3.0은 앞으로 더 많은 시장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