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석채 KT 회장

일반입력 :2009/06/01 17:42    수정: 2009/06/01 17:46

이설영 기자

KT가 6월1일 통합 KT를 출범하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KT는 컨버전스에 기반한 글로벌 정보통신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2012년까지 KT그룹 매출은 3조원 증가한 27조원, KT그룹 영업이익률은 3%p 증가한 11.4%, 유무선 가입자는 올해 말 예상치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21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비전과 미래모습을 달성하기 위해 KT는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컨버전스 사업을 강화해 기업가치와 고객가치를 높여 2012년까지 매출 22조원, 영업이익 2.6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석채 KT 회장과의 일문일답.

- 시장에서는 KT 합병으로 인해 시장이 과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경쟁사는 KT를 따라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고, 끝내고 나서도 그렇고, 시장 과열 주체가 KT는 아닐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지켜졌다고 생각한다.

나도 여러번 경쟁사의 판촉물을 봤다. 현찰을 주고, 6개월 동안 반값으로 제공하는 등 시장이 과열됐다. 우리는 준적도 없고, 주지도 않는다. 우리 직원들은 뻔히 앉아서 다른 경쟁사가 얼마 준다는 걸 그냥 보고 있고, 답답한 가슴만 치고 있다. 실제로 어디에서도 그런 것들을 한적도 없다. 만약 그랬다면 1분기 실적 그렇게 나오지도 않았다.

KT의 경우 전화 시장에서 하루 평균 5,000에서 6,000명의 고객이 이탈한다. 그 기간동안 기본 가입자 베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일부지역에서 너무 빼앗기니까 그런 모습 있었던 것 같다. 방어적인 차원이다.

- 2012년까지 경영목표를 보면 KTF 연간 성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합 KT가 밝힌 경영 목표가 사실상 아직 성장산업 여력 있는 이동전화 시장 목표 아닌가.

직시해야 할 것은 KT가 처한 상황이다. 제조업과 비교했을 때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KT는 급강하하는 기업이다. 이걸 강력히 반등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무선 통신 쪽에 목표를 크게 잡지 않는다. 많은 부분을 KT 자체가 달라지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

(표현명 코퍼레이트센터장)기본적으로 컨버전스 사업에서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초기에는 단품상품에서 성장 포인트를 찾다가, 결합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다음에는 융복합으로 나타날 것이다.

KTF 시절, 개인고객부문 시장점유율은 약 35%지만, 매출은 25%가 안된다. 매출은 가입자수에 가입자당월매출(ARPU)을 곱한 것인데, 시장점유율 보다 ARPU를 높이려고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 합병선언을 하고 나서 5개월 만에 합병이 이뤄졌다. 예상보다 빨리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현 단계에서 앞으로 전진하기 위한 과제나 고민하는 것이 있는지.

우연히 진나라 통일 기반을 마련한 효공 때 얘기 보면, 군사력 배양을 위해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변화이다. 스스로가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의지를 관철할 만한 행동력도 있어야 한다.

KT가 그동안 합병선언한 이후 노력한 것은, 새로운 기회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조직 문화로 바꾸는 부분이다. 최근 단행한 인사제도 개혁과 보수 제도 개혁은 과거 KT로서는 생각할 수 없었다. 간부들도 실현 불가능하다고 봤지만 직원들의 애사심이 열매를 맺고, 노동조합의 리더십이 합쳐져서 좋은 결과를 낳았다.

많은 아이디어들이 비즈니스모델이 되겠지만 전체 조직문화가 회사를 위해 뛰지 않으면 안된다. 가만 앉아 있어도 좋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에 대해서 공감한다.

우리 기술이나 아이디어만 가지고 상품화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많은 비즈니스를 내부 토론을 통해서 결론 냈다.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간부들 간 깊은 토론으로 추진하자는 모델들 많이 나와있다. 하나의 안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실현시키기 위해 매진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지금은 목포지향이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만들기 위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가격·비즈니스 내용·유통·PR 등 모든 요소들이 지금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한데 어울려서 같이 토론해서 굴러 간다. 그 결실을 머지 않는 장래에 보게될 것이다.

- 매출 신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건가.

KTF의 경우 냉정히 봤을 때 여전히 성장한다. 전체 매출액이 늘 것이다. 경비를 줄이면 이익은 는다. 10조원 매출 및 이익창출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KT이다.

여러가지 사업 중 유선전화가 최대 수익원이다. 그런데 급속히 고객이 빠져나가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격전 중이다.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1등을 해도 유선전화의 이익률과 비교가 안 된다. 인터넷망은 손해를 보고 있고, IDC는 돈을 벌긴 하지만, IPTV는 시간이 걸린다.

어느 하나도 맘에 들게 이거다 할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들한테 새로운 가치 부여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고객기반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인건비도 사람을 줄이지 않겠다고 여러번 얘기했다. 그러면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이것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이번 임단협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매출액은 덜 떨어지게 하면서 이익을 유지하는 기조로 가면 투자자들은 우리에게 신뢰 보낼 것이고, 그 시간 동안 새로운 성장산업 일궈 내겠다는 것이다.

-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느정도의 성과를 낼 것인지.

아프리카 등 개발동상국에서 라이선스를 획득해 무선 통신사업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위험도가 크기 때문에 경쟁자 많지 않다. 기업고객 부문에서 우리 통신망과 IT를 결합해 대규모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우리 목표는 그런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만들고 싶다. 우리가 가지 않으려고 해도 그 쪽에서 와 달라고 하는 그런 역량을 키우려고 한다. 그러려면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는 협력사와의 뉴딜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숫자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국가가 강력하게 규제하는 통신사업에 한국 업체들이 들어갈 수 있냐는 부분이다. 다양한 전략 통해서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 중장기 목표를 보면 매출이 27조원이 되는데, 그룹 목표이긴 하지만 성장 내용을 보면 통합KT 성장처럼 보여진다. 계열사가 활발한 성장 할 수 있는 방안 찾아야 하지 않을까.

KT 계열사를 보면 일렬로 서 있는 패턴이다. KT 수익이 늘어나면 같이 늘어나는 구조다.

과거 KTF를 독립회사로 만든 것은 그렇게 해야 그 시장에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시장에 맞는 조직문화와 인재조달이 어우려져서 기업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오늘날 업계 2위를 유지하는 성과를 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할 생각이다. 과거에는 계열사 인사를 할 때 KT 임원의 퇴출경로로 활용했다. 현재 여기 있는 분들이 자회사에 있다 컴백한 경우가 있다. 이제 KT에서 역량있는 분들은 내보내서 어려운 여건에서 키워보라고 할 것이다. 당장 숫자를 키우지 못하겠지만 앞으로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람이다. 사람이 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 KT합병 발표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30% 초반까지 떨어졌다. 최근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연관이 있겠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떠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김연학 CFO)최근에 우리 주가가 기대만큼 못 올라서 실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세가지 정도이다.

첫째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통신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 KT 주가는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진 않았다. 3만5,000원에서 4만원 정도를 지켰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통신주 비중을 10% 정도로 유지하려는데 15~20%가 되니까 비중 줄이는 측면이 있다.

두번째는 통신주가 세계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KT는 합병이 있지만, 유선통신이라는 인식 있다. 주가가 세계적으로 보면 유선통신주가 빠지는 상황이다.

세번째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가 돌아오면서 통신주를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 차액 올리기 위해 규모가 작거나, 지난해 많이 빠졌던 금융이나 건설주 등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SK텔레콤도 최근 보면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통신주가 잊혀지면서 합병이 얼마나 의미있는지 잊었던 듯하다. 오늘을 계기로 노력해서 주가를 올리도록 하겠다.

- 중장기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회사 관련 정비 계획이 있나.

다시 들여다 보고 있다.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몰아줄 건 몰아주고 하려고 한다. 우리 역할하고 충돌하는 것도 많다. 자회사를 만들었지만 실제 자회사로 둬야 할 필요 없거나, 기능을 변화시키야 하는 것은 들여다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정리하면 적절한 시기에 말하겠다.

- KT가 '쿡'을 띄운지 한달정도 됐다. 그런데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것 같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광고로서는 성공했지만, 상품하고 광고 이미지 연결은 가야할 길이 많다고 한다.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 최근 스카이라이프와 KT IPTV가 같이 하이브리드 상품을 내놨다. 소비자들이 IPTV와 위성방송의 다양성을 HD(고화질)로 누리게 했다. 우리 KT 요원이 가정을 방문해서 서비스하는 것을 보면 그전하고 많이 다른걸 느낄 것이다. 요금체계도 중요하다. 과거하고 다른 것이 만들어질 것이다. 새로 나오는 상품들이 3분기 말쯤 공개될 것이고, 4분기에도 전혀 새로운 실험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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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나 하나는 내부에서 굉장히 고민스럽게 생각한 것이다. 그냥 놔두면 ARPU를 높일 수 있는데, 오히려 ARPU를 줄이는 것이다. 이것이 합병을 지지해 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여러개 나올 것이다. 눈에 안 보이는 변화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쿡과 함께 같이 갈 것이다. 브랜드가 상징하는 여러가지 면을 국민들이 머지 않는 장래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목표지향으로 모든 걸 바꾸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