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KT' 1일 출범

자산 24조, 매출 19조원 통신공룡 탄생…향후 통신시장 판도에 큰 영향

일반입력 :2009/05/31 16:49    수정: 2009/06/01 08:20

김효정 기자

KT가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를 합병하고, 1일 '통합KT호(號)' 출범식을 가진다.

총자산 24조원, 연매출 19조원의 종합 유무선 통신기업이 탄생하게 되면서, 향후 국내 통신시장의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KT 출범은 유무선 통신기업의 물리적 결합을 뛰어넘어, 서비스 및 유통망의 화학적 결합에 따른 통신 패러다임의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981년 12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통신 공기업에서 지난 2002년 5월 민영화 과정을 거치며 재출범한 KT는 그동안 쌓아온 광범위한 통신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한국 대표 통신회사'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2~3년 동안 유선전화 매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성장의 정체를 보여 온 KT는 이동통신 강자 SK텔레콤에게 맹추격을 당하며 매출이나 영업이익 면에서 통신공룡의 자리를 위협 받아 왔다.

지난 2008년 KT의 매출은 11조7,849억원이고, SK텔레콤은 11조6,747억원을 기록해 불과 1,102억원으로 그 격차가 좁혀졌다. 특히 영업이익은 SK텔레콤이 2조599억원으로 1조1,137억원을 기록한 KT보다 9,462억원이나 높았다.

이러한 상황 탓에 KT는 이동통신 자회사이자 이동통신시장 2위인 KTF 합병에 적극 나섰다. 이는 또 유무선 융합이라는 통신 트렌드와도 맞물려 신임 이석채 회장 취임 직후 합병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 신청 후 5개월여만에 통합KT가 출범하게 되는 것이다.

KTF를 집어삼킨 통합KT는 2008년 기준으로 자산 24조1,000원에 매출액 18조9,400억원, 영업이익 1조4600억원의 통신공룡으로 거듭나게 된다. 영업이익은 SK텔레콤에 뒤쳐지지만, 통합KT 출범에 따른 가입자 규모는 3,300만여명으로 SK텔레콤(약 2,300만명) 보다 1,000만명 가량 높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통신시장에서 경쟁의 핵심은 결합상품으로, 이는 각 사업자의 가입자 기반에서 경쟁력이 판가름 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통합KT는 유선전화,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IPTV와 같은 핵심 결합상품에서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합병을 선언한 통합KT의 첫해 경영목표를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19조원이지만, 영업이익은 합병시너지를 통합 수익창출과 조직개편 및 경비절감을 통해 1조8,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조직개편 및 인사 통해 '공기업 잔재 해소'

또한 KT는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조직개편과 인사 등 내부적인 내실을 다지기 위한 작업도 완료했다. 특히 경쟁사에 비해 몸집이 크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과 납품업체 관련 비리 등 공기업의 잔재 제거에 나섰다.

이석채 KT 회장은 KT에 비리 문제가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사정의 채찍을 휘두르는 한편, 조직을 SK텔레콤과 같은 사내독립기업(CIC) 체계로 전환하는 등 개혁에 가까운 개편 작업을 실시했다.

통합KT는 1일부터 회장 직속의 대외(CR)부문과 홈고객부문, 개인고객부문, 기업고객부문 등 3개 CIC 중심으로 운영에 나선다.

대외협력실과 홍보실을 통합한 CR부문장(부회장)에는 석호익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이 임명됐다. 석호익 부회장은 정보통신 분야의 고위 관료 출신으로 이석채 회장을 보좌해 대외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그는 이석채 회장의 경영철학과 대내외적으로 전달하고 여론 및 경쟁사를 상대로 원활한 소통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KT의 유선사업 총괄하는 홈고객부문장에는 노태석 사장이, 기업고객부문장에는 이상훈 사장이 지휘봉을 잡는다.

기존 KTF는 통합KT의 개인고객부문으로 재편돼, 기존 3세대 WCDMA를 주력 서비스로 KT 결합상품의 핵심 사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KT의 개인고객부문장(사장)에는 김우식 KT파워텔 사장이 맡게 된다.

이 같은 조직개편에 걸맞는 인사제도와 급여지불 체계도 도입했다. KT는 통합 하루 전인 31일, 기존 연공서열식 인사제도와 호봉제를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대신 일반 기업과 같은 성과 위주의 연봉제를 전직원 대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KT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성과연봉제는 노사 양측이 새로운 '인사혁신프로그램'에 전면 합의한 결과이다. 지난 30년간 유지해 온 호봉제를 폐지한 것은 향후 내부 경쟁을 유도해 회사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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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1일 분당 본사에서 통합KT 출범식을 개최하고, 이동통신(WCDMA)과 와이브로 중심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기반으로 미래 수익창출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대한 준비과정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통합에 따른 고객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6월 7일까지 약 1주일간 비상운영체계를 가동하며, 방통위의 합병인가 조건인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개선 및 필수설비 활용에 대해 업계와 의견을 조율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