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개인-협업' 경계에서 숨 쉬다

일반입력 :2009/05/27 15:23

이설영 기자

과거 일방향이던 미디어 소비 행태가 양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급기야 개인이 뉴스를 만들어 내고, 또 다른 개인과 협업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만들어 지기도 한다. 미디어가 진화하는 것이다.

27일 서울방송(SBS) 주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2009'에서는 올드 미디어가 뉴 미디어로 진화하는 과정과 그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미디어: 사라지는 경계와 시장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클래이 셔키 뉴욕대학교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개인이 직접 미디어의 주체가 돼 서로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환경이 됐다면서 전문 미디어집단의 이야기 보다 개인 간의 이야기가 변화를 이끌어 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셔키 교수는 특히 한국 사회 및 문화와 관련된 예를 들어 이해를 도왔다. 셔키 교수가 예로 든 것은 지난 2006년 동영상 UCC(이용자제작콘텐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온 임정현 씨의 '캐논변주곡' 동영상.

그는 이 동영상이 전세계 사람들을 매혹시키며 현재까지 약 5,800만 클릭을 기록했다면서 이 동영상은 개인이 방에 혼자 앉아서 만든 것인데, 제작하기 위해 돈도 안 들었고, 누군가의 도움도 필요 없었으며, 허락도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셔키 교수는 이어 한국의 TV 동영상 클립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한 곳에 있는데, 수십만명이 보고 댓글도 달린다면서 이 공간이 한국인,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 외국에서 사는 한국인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셔키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미디어 생산 주체와 소비 행태가 크게 변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매체라는 것이 결국 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클래이 셔키 교수는 학생 한명이 유튜브코리아 사이트에 굉장히 열심히 동영상 클립을 올렸는데, 최근 유튜브코리아에서 업로드가 차단돼 포기했다면서 그러다가 이 동영상 클립을 열심히 보던 사람들이 모여, 다시 업로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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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회원수 10만명 이상인 사이트는 게시물을 올릴 때 본인확인을 하도록 돼 있다. 유튜브코리아는 이를 피하기 위해, 가입자 국적이 한국으로 설정된 상태에서는 동영상이나 댓글을 올릴 수 없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국가 설정을 한국 이외 지역으로 하면 업로드가 가능하다.

그는 20세기에는 미디어가 가운데에 있고, 소비자들에게 일방향으로 콘텐츠를 공급했지만 이제는 개인 간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것이 특징이다라며 전통적인 미디어는 일종의 도구로 작용, 각 조직들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