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티맥스소프트의 변신

기자수첩입력 :2009/05/21 11:42    수정: 2009/05/21 14:14

황치규 기자

이번에는 OS다. 'SW제국' MS가 호령하는 곳이다.

그래서다.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만들 수는 있어도 팔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천하의 IBM도 못했는데... 일각에선 하고 싶은것과 할 수 있는것의 차이를 모르는 것 아니냐는 까칠한 시선도 쏟아진다.

국내 대표 SW업체중 하나인 티맥스소프트 얘기다.

티맥스는 오는 7월 7일 데스크톱PC 운영체제 '티맥스윈도'를 공개한다.  7월 7일 첫선을 보인 뒤 장비 업체와 일부 베타 테스터들을 상대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8월에는 다운로드 대상을 일반인으로 확대하기로했다. 9월이나 10월께 시판에 들어간단다.

숫자로된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개인에 앞서 공공과 기업 시장 공략에 먼저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정도가 거론됐다.

솔직히 좀 어색(?)하다. 이는 기자가 알고 봐왔던 '티맥스 스타일'이 아니다. 예전의 티맥스는 신규 사업 진출에 앞서 주변에서 무모하다고 할 만큼 특유의 대담한 목표를 내걸었다. 해외 사업을 할때도, DB 시장에 들어올때도 그랬다. '야심만만', '독불장군' 티맥스였다.

목표는 대부분 목표였을 뿐이다. 티맥스가 걸었던 청사진과 실제로 나타난 결과는 '따로따로'인 경우가 많았다. 일각에서 '목표 남발'이란 지적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다르다. '티맥스윈도' 사업과 관련해서는 예전의 그 '불도저' 이미지가 아니다. 몇년간 몇백억 매출을 하겠다는식의 시나리오를 꺼내지 않았고 한국SW업체가 OS 사업을 하는데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고백하는 장면도 있다.  예전같으면 MS를 향해 별거 아니라고 직격탄을 날렸어야 했다.

19일 티맥스윈도 전략 발표 간담회에 나온 박대연 회장도 의외의 모습이었다. 기자는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같다온 회사 동료와 주변에 아는 기자들에 따르면 "상장을 앞두고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겠다"는 박 회장의 얘기가 있었단다.

박대연 회장이 티맥스윈도에 대해 했던 발언들은 예전과 비교하면 꽤 현실적이다. 그의 입에서 공격적인 매출 목표가 제시될 것이란 기자의 예상도 빗나갔다.

이유는 확실치 않다. 부정적인 외부 시선을 의식해서였을 수도 있고 OS란게 그만큼 힘든 사업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은 티맥스가 특유의 불도저식 목표를 내걸 타이밍은 아니라는 것이다. 티맥스를 둘러싼 유동성 위기와 매각설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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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꾼들은 이제 티맥스의 원대한 꿈만 듣기를 원치 않는다. 실제 성적표를 함께 요구하고 있다. 꿈이 아니라 결과를 놓고 얘기하자는 것이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중인 티맥스 입장에서도 말과 결과가 예전처럼 따로 놀 경우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 한마디 한마디 조심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기자는 OS사업과 관련해 티맥스와 박대연 회장의 말문이 계속 열려있기를 바란다.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무엇을 했다'는 말들이 독불장군 이미지와 버무려져 쏟아져 나오기를 바란다. 이를 기반으로 많이 상실한 '무엇을 하겠다'는 말에 대한 신뢰도 끌어올려 나가기를 바란다. 바람이 바람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