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들의 '큰소리', 허장성세?

일반입력 :2009/05/12 10:19    수정: 2009/05/12 10:55

김태정 기자

불황에도 인터넷 포털 업계에는 야심만만한 청사진들이 넘쳐난다. 대부분 마이너에서 메이저 입성을 노리는 것들이다.

현실화된다면 포털 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시나리오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과연?'이란 물음표가 따라다닌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필살기로 진화하지 못하고 '허풍'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구글 “한국 검색시장서 톱3 임박”

우선, 구글의 ‘한국 톱3 진입론’이 화제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간담회서 “조만간 한국 검색시장서 3위권에 들어갈 것이다”고 선언했다.

근래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이은 국내 검색시장 3위 자리를 놓고 SK커뮤니케이션즈, 야후코리아, 파란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이들을 모두 ‘조만간’ 누르겠다는 뜻이다.

헌데, 구글이 처한 현실이 만만치가 않다. 2004년 한국에 진출, 2008년부터 연구센터까지 운영 중이지만 점유율 2%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언이 성급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단, 사용자들의 검색 이용량 증가율이 비교적 높다는 점은 구글이 기대를 걸만한 부분이다. 구글은 올 1분기 한국 내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 평균 성장률 15~20% 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음, NHN과 격차 벌어지지 않는다?

포털 랭킹 2위 다음은 1위 NHN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지켜지지 못했다.

다음 김동일 CFO는 지난 2월 2008년 4분기 실적발표서 “NHN과의 실적 격차가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1월 통합검색 쿼리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오르는 등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다음의 올 1분기 발표는 예언과는 정반대였다. 다음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5% 추락한 36억원을 기록,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제 순손실 41억원의 적자 기업이다.

반면, NHN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7% 성장한 1,282억원을 기록했다. 소폭이지만 불황속에 나름 상승세를 이어간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포털 업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조짐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다음과 NHN의 경쟁 판도가 올해 남은 기간 어떻게 나타날 지도 관전 포인트다.

■통합 네이트, 다음을 겨냥

지난 2월 엠파스와 합친 ‘네이트’를 선보인 SK커뮤니케이션즈도 도발적인 구상을 내놨다. 검색시장 선두권 등극을 선언하고 나선 것.

SK컴즈 송재길 CFO는 네이트를 출시하며 “검색시장 점유율을 올 안에 15%까지 확보하는 것이 1차 목표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시장 2위 다음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근래 다음의 점유율이 15% 정도이기 때문. 야후, 파란 등과의 3위 다툼은 이미 관심 밖이라는 SK컴즈다. 

SK컴즈발 시나리오도 현실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합병 전 네이트닷컴과 엠파스의 점유율은 5% 정도. 싸이월드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합 네이트의 점유율이 5%를 확보한다는 가정 하에 싸이월드와 합쳐야 간신히 10% 정도가 나온다. SK컴즈는 여기서 올 안에 5%를 더 늘리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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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국내 검색 시장서 단 기간에 점유율 5% 상승은 분명 만만치 않은 과제다”라며 “새로운 네이트의 시장 안착 여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SK컴즈는 2,300만 싸이월드 회원의 이미지, 동영상 및 네이트온 메신저 연계 등의 전략으로 검색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