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포털·영화업계 "함께 살자"

적대적 관계 청산…공존 모델 확대일로

일반입력 :2009/05/06 15:03    수정: 2009/05/06 19:02

김태정 기자

최근 동영상 포털과 영화업계 간에 상생 기류가 진하게 풍기고 있다.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갈등을 봉합하고 건전한 콘텐츠 유통망을 만들자는 전략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작권 침해 없이 최신 영화를 인터넷에서 무료 혹은 초저가로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구글의 유튜브를 비롯한 유수 동영상 포털들이 영화계와 교섭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튜브와 헐리우드가 손잡다

우선, 할리우드서는 유튜브가 영화사들과 손을 잡은 것이 화제다. 유튜브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소니픽처스, MGM 등과 제휴를 맺고, 인기 영화 콘텐츠를 무료로 푼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유튜브는 방문자 수를 늘리고, 여기서 나온 광고 수익은 영화사들과 반씩 배분한다는 시스템이다.

유튜브 관계자는 “당장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인기작 위주로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향후 최신작도 포함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할리우드는 이 같은 전략을 ‘파격’이라고 표현한다. 영화/방송계는 유튜브에 대해 저작권 위반 혐의로 줄 소송을 제기해왔기 때문. 미디어그룹 비아컴이 2007년 유튜브에 10억달러 규모 손배 소송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허나, 양측은 대립보다는 협력이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2006년 구글에 인수된 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유튜브와 불법 동영상 유통 차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영화계가 계산을 맞춘 것이다.

■아프리카 등 ‘안방극장’ 개봉

한국도 비슷한 모델이 나오고 있다. 나우콤이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서 ‘온라인 2차 개봉’이란 이름의 영화 콘텐츠 유통을 내세웠다. 인터넷 방송을 새로운 영화 채널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나우콤은 지난 9일부터 영화 ‘와인미라클’을 아프리카서 2주 2,000원에 상영 시작했다. 와인미라클은 2008년 11월 개봉작으로 비디오 출시 전 아프리카로 먼저 안방극장에 찾아들었다.

나우콤은 와인미라클을 시작으로 비디오 출시 전 영화들을 연이어 상영할 계획이다. 말 그대로 ‘온라인 2차 개봉’이다.

나우콤 김종오 팀장은 “인터넷 방송이 비디오와 VOD, 케이블TV에 이어 새 유통채널로 부상할 것”이라며 “인터넷과 영화계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전했다.

나우콤은 조만간 영화를 극장과 동시 개봉하는 모델도 선보이기로 했다. 영화계와 협의만 잘 된다면 적잖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나우콤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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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영상 포털 1위 판도라TV도 영화계를 두드리고 있다. 지난 연말연시와 구정연휴에 2007년 개봉작을 상연한 판도라TV는 향후 영화 수익 모델을 적극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유지비용 증가와 저작권 침해 문제로 고민하는 UCC 포털들이 영화계와 협조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며 “유튜브와 헐리우드의 상생을 국내 업체들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