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불법근절]①게임 불법복제의 근원 ‘유통사업자’를 만나다

일반입력 :2009/04/30 11:50    수정: 2009/04/30 15:03

이승무 기자

국내 패키지 시장에 불법복제게임이 만연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불법복제게임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사업자들이 정부 단속에도 별 어려움 없이 시장에 물건을 내놓고 있어 게임사의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게임스팟 코리아는 불법복제게임으로 인해 ‘사장위기’에 빠진 국내 콘솔 및 PC 패키지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해결방안을 살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①게임 불법복제의 근원 ‘유통사업자’를 만나다

국내 콘솔 및 PC 패키지게임 시장이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이런 참담한 처지가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불법복제게임’과 이를 제작하고 퍼트린 사람, 일명 ‘복돌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복돌이’는 언뜻 용산 등지에서 불법복제 기기나 게임을 판매하는 업자를 지칭하는 단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복돌이는 단순히 전문 업자만을 가르키는 단어가 아니다.

불법복제파일을 제작하는 사람, 인터넷상에 해당 파일을 업로드 하는 사람은 물론 그 파일을 구입하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모두 복돌이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복돌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 중에서 콘솔업계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 복돌이는 ‘전문 업자’와 ‘불법게임파일 업로더’ 그리고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 복돌이’. 이와 관련된 세 사람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3화로 나눠 정리했다. 먼저 ‘전문 업자’ A씨를 만나봤다.

PS2 전성기였던 지난 2000년대 초부터 부산에서 게임매장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연매출이 억대에 육박한다는 ‘배태랑 복돌이’ A씨.

A씨의 매장은 겉보기에 정품 게임들이 가득 차 있어 도저히 복돌이가 운영하는 가게라고는 믿기 힘들다.

하지만 이 매장에서는 불법복제게임, R4와 같은 불법복제기기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게임기의 불법 개조, 불법 펌웨어의 업그레이드, 개조로 정식 AS가 불가능한 게임기들의 수리 등이 모두 이루어지고 있다.

A씨는 “정품만 팔아서는 남는게 없어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누가 비싼 정품을 찾아?”라며 불법복제게임 카탈로그와 복제된 DVD 디스크를 보여주었다. 현재 이 디스크들은 장당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X박스360의 불법 펌웨어 업그레이드는 5만원. 보통 ‘빨간불 3개 에러’라고 불리는 치명적 오류가 발생한 X박스360은 15만원에서 20만원에 수리 및 튜닝이 가능했다. A씨는 펌업(불법 펌웨어 업그레이드)와 수리가 가장 돈이 많이 남는 장사중 하나”라고 밝혔다.

A씨는 오프라인 매장운영 외에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쇼핑몰에는 각종 게임기의 불법 개조 및 수리를 행한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었다.

단속이나 고발을 당한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A씨는 “정말 뜸하게 한 번씩 있는데 뭐 최근에는 그나마도 안 오네. 온라인은 몇 년째 사이트를 운영하는데도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 하긴 서울도 대놓고 장사하는데 부산까지 할 틈이 있겠어?”라고 밝혔다.

정부직속 단속기관은 전무한 상황. 그나마 정부가 위임한 사립기관에서 단 두 명의 인력이 전국의 불법게임을 단속하고 있는 작금의 국내 실정을 그대로 나타내는 말이었다.

또한 A씨는 국내 최대 비디오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인 R모사이트의 중고장터란을 활용한 돈벌이도 하고 있다며 그 수법을 공개했다.

“불법복제물을 판다고 올리는 짓은 안 해. 중고장터란을 보면 꼭 불법개조나 게임을 팔아달라는 요청을 하는 유저들이 있지 이들에게 쪽지를 통해 판매를 하는거지”

불법기기나 게임을 어떻게 구하냐는 말해 A씨는 “R4같은 불법기기는 따로 수입대행을 해 주는 곳이 있지. 그게 어딘지는 말 해줄수 없어. 게임은 국내 불법파일 공유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알아낸 다음 해당 웹하드 사이트에서 다운받거나 해외 사이트를 이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