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열 "방통심위는 빅브라더"

일반입력 :2009/04/29 13:42    수정: 2009/04/29 14:32

김효정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일부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일방적인 삭제를 하는 등 '인터넷 여론 검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2일, 김문수 경기지사가 "만약 우리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가 안 됐다면 …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라는 발언한 것에 대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이슈청원 사이트에 김 지사의 발언을 그대로 게재하고 '망국적인 발언을 규탄한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판이 만들어 졌다. 그러나 김 지사는 방통심위에 위 게시판이 명예훼손이라며 심의를 요청했고, 방통심위는 곧 삭제결정을 내려 이를 삭제했다.

또한 최병성 목사가 운영하고 있는 '쓰레기 시멘트' 관련 블로그의 게시글 4건이 방통심위에 의해 삭제됐다. 이는 최 목사가 관련 글을 게재해 온 4년여 동안 검찰과 법원에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등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지만 일방적 삭제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방통심위는 '심의' 권한만 있을 뿐, 시정요구 권한이 없다. 방통심위가 민간자율심의기구인 까닭이며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을 보더라도 시정요구 권한은 없다.

그러나 방통심위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시행령 제8조에서 임의로 '시정요구' 권한을 편법적으로 추가해 인터넷 여론을 사실상 검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문순 의원(민주당)은 "최근 1여년간 방통위가 방통위 설치법 제25조제5항에 따라 방통심의로부터 제재조치 처분을 요청받고 처분한 현황이 265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방통심위 차원에서 알아서 삭제하고 이용해지하고 접속차단을 한 현황은 1만6,849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방통심위가 처분한 1만6,849건 중, 특히 '명예훼손'으로 삭제된 1,312건은 사회적 논락과 시비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명예훼손은 법적으로도 그 성립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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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논란 요소가 있을 수 있는 명예훼손 관련 글을 방통심위가 삭제했다"며 "이는 편법적으로 위임되지 않은 권한을 행사하며 사실상의 검열을 하는 '빅브라더'의 역할을 해오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진보네트워크센터는 "방통심위라는 행정기관이 명예훼손이라는 불법성을 판단하겠다고 나선 것이 문제이다"라며 "명예훼손 분쟁조정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지만 방통심위 산하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식물화되고 있다. 본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는 포털에서 일방적으로 게시물을 삭제(임시조치)당한 이들이 자신의 정당성을 다툴 수 있도록 설립된 것이었지만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