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의 V3, 세계를 넘본다

일반입력 :2009/04/28 18:55

김태정 기자

김홍선 안철수연구소(안랩) 대표가 V3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년간 점진적으로 키워 온 해외사업에 고삐를 바짝 조이는 모습이다.

김홍선 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 후 바로 해외시장 개척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말은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지난 1월부터 직접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일본과 중국 법인은 직속라인에 포함시켰다. 국내 업무는 다른 임원들에게 배분하고 해외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일본에선 협력 업체들을 늘리고 현지 전문가들을 영업조직에 영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미국도 김 대표의 가시권에 들어왔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안연구소는 지금 미국시장을 두드릴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세계 선두권인 중남미 은행들에 제품을 공급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지난 28일 발표한 신제품 ‘V3 인터넷 시큐리티 8.0(이하 V3 8.0)’이 선봉에 섰다. 메모리 용량을 덜 잡아먹는 ‘가벼움’이 무기다. 김 대표 생각에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백신’이란다.

“V3 8.0은 기존 제품과 브랜드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제품입니다. 세상 어떤 백신보다 가볍습니다. 해외 고객들의 러브콜이 기대됩니다”

그런만큼 김 대표는 V3 8.0을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 등으로 제작, 조만간 해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V3는 한국 출시 후 해외에 나서기까지 간격이 이보다 길었다.

김 대표의 이같은 행보를 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잘 되면 좋겠지만 해외시장도 국내처럼 포화상태고, 안랩보다 강한 기업들이 이미 자리잡고 앉아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강자 시만텍, 맥아피, 트랜드마이크로외에 IBM과 카스퍼스키랩,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참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한 김 대표의 반응은 '틈새시장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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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존 강자들 이외 다른 분야 공룡들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안랩의 행보가 조금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틈새시장부터 시작하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V3라면 할 수 있습니다”

쉽지 않은 해외 시장 공략을 전면에 내건 김홍선 대표. 1세대 보안맨의 대표격인 그가 다시 한번 심판대위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