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위치추적 서비스 '믿을 수 있을까'

일반입력 :2009/04/16 00:06    수정: 2009/04/16 13:20

이장혁 기자

별도의 이용료를 내고 있는 휴대폰 위치찾기 서비스가 실제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KBS 2TV 소비자고발은 최근 강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휴대폰 위치찾기 서비스에 대한 실태 조사에 나섰다.

최근 초등학생의 휴대폰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녀의 휴대폰 개통 때 위치찾기 서비스를 함께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한결같이 위치추적 서비스를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어린이나 여성을 납치하는 등 강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내 자녀들을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치찾기 서비스를 가입하는 부모들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과연 위치찾기 서비스가 실제 위급상황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위치찾기 서비스는 하루에 한 두시간 간격으로 부모들에게 자녀의 위치를 문자로 전송해주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위치찾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부모들은 해당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 사는 김준희씨는 “아이가 버젓이 학교에 있는데 위치찾기 서비스 문자에는 근처 병원에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자녀 위치찾기 오차 문제로 실제 있는 장소와 다른 장소에 있다는 문자 때문에 황당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KBS 제작진은 위치추적 서비스 문자로 전해진 병원과 실제 아이가 있는 학교까지 거리를 확인해봤다. 총 거리는 약 1Km정도며 보통 걸음으로 14분 정도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조사결과 실제 아이가 있는 장소와는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솔직히 위치가 맞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아이가 갈 수 없는 곳이 찍혔다는 건데 이게 사실이라면 납치가 됐다는 설명밖에 할 수 없을 정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럼 왜 이 같은 위치찾기 서비스에 오차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통사 관계자는 “실제 위치찾기 서비스의 오차 범위는 2Km 내외다”며 “기지국의 정보를 기반으로 위치추적에 들어가다보니 지역에 따라 혹은 기지국에 따라 오차 범위가 좁을 수도 넓을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위치찾기 서비스는 GPS 기능이 없는 일반 휴대폰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부득이하게 위치오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런 위치찾기 서비스가 심각한 범죄로부터 자녀들을 구할 수 있을까.

경찰청 범죄심리학 전문가는 “대부분의 납치 사건은 피해자의 집이나 학교에서 100m~400m 정도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범죄 발생했을 때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야 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데 오차범위가 크다면 범죄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통사 관계자도 위치추적 서비스의 오차범위에 대한 사실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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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관계자들은 “위치추적 서비스에 오차범위가 있다는 것을 홈페이지나 부가서비스 소개 부분에 알리고 있어 고객들도 인지할 수 있지만 직접 고객을 대면하는 대리점에서 위치추적 서비스와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위치찾기 서비스의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더욱 향상된 위치추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술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