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음성통화 "언제쯤 가능할까?"'

일반입력 :2009/04/14 11:10    수정: 2009/04/14 15:16

김효정 기자

초고속 무선인터넷 와이브로를 통한 음성통화는 언제쯤 가능해질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책적으로 와이브로에 이동통신 전화번호를 부여하기로 했지만, 실제 음성통화는 올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와이브로 음성탑재는 침체된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재 와이브로는 노트북과 같은 덩치가 큰 휴대용 단말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해야 하고, 서비스 지역도 수도권 및 대도시 일부에 한정돼 있어 고사위기에 처해있다.

반면 이동통신사가 휴대폰을 통해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높은 단말기 보급률과 전국적인 서비스 지역 등의 장점에 음성통화 기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통사의 무선데이터 매출비중이 급상승 중에 있다.

그리고 방통위는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와이브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해 말 와이브로에 음성탑재를 결정했다. 또 최근에는 관보를 통해 전기통신번호 관리세칙을 일부 개정해 010 국번호에 첫 자리를 2~6번대로 시작하는 등 이동전화 번호와 차별을 두지 않기로 확정했다.

즉 일반 집전화 번호와 동일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처럼, 무선인터넷전화인 와이브로 휴대폰에도 일반 이동통신 번호를 부여함으로써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이다.

■KT, 연말께 음성통화 서비스 계획…SKT, 계획 없어

그러나 와이브로를 통한 음성통화 서비스는 일러야 올해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와이브로 사업자 중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KT 역시 올해 말쯤 와이브로 휴대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KT 보다 앞선 올 5월에 첫 와이브로 휴대폰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음성통화는 3세대 이동전화망을 통해 사용하게 된다. 이 제품은 음성통화와 무선인터넷을 각각 다른 망, 즉 음성통화는 SK텔레콤 3세대 이동전화망을, 무선인터넷은 와이브로망을 사용한다.

하성민 SK텔레콤 MNO비즈니스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의 와이브로 정책은 '초고속 대용량'으로 음성탑재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올 연말에 와이브로 휴대폰 출시를 목표로 단말기를 개발 중이다. KT의 경우 와이브로 음성통화 기능과 와이브로 음영지역에서는 3세대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KTF 합병 이후 '음성탑재 고민?'

올 연말 KT의 와이브로 휴대폰 출시가 계획돼 있지만, 와이브로 음성통화 서비스의 미래가 밝은 것 만은 아니다. 와이브로 음성탑재가 이동통신 서비스와 대치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자사의 이동통신 매출을 잠식하게 될 것을 우려해서다. KT 역시 KTF와 합병으로 와이브로 음성탑재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됐다. 이는 유선전화 수익 기반의 KT가 인터넷전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고려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서비스를 할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와이브로 음성통화는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통신요금이 기존 이동통신보다 30% 가량 저렴하고, 이동전화망 기반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보다 요금과 서비스 면에서도 뛰어나지만 사업자의 이해관계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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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와이브로 활성화 여부는 2010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 음성통화 여부는 이제 KT의 의지에 달려있고, 이것이 시장 활성화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 송재성 와이브로활성화팀장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방통위가 관여할 수는 없다"며, "KT 역시 KTF 합병 이후 어떤 입장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정책적 지원을 다할 것이다.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통해 와이브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