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금융그룹 전산센터, '한지붕' 시대 개막

일반입력 :2009/04/10 14:58

송주영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과거 LG증권에서부터 시작된 방이동 전산센터 시대를 드디어 마감한다.

우리증권은 잠실 데이터센터 입주해 있는 우리은행, 경남, 광주은행 등과 함께 상암동으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증권 관계자는 "전산센터 이전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정됐다"며 "그룹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라 번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사업에 이어 곧 이전을 위한 사업도 발주하고 연말부터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센터 이전을 본격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증권 센터 이전 계획에 따라 신한, 하나에 이어 우리까지 그룹사 계열 증권사의 단독 전산센터 시대는 막을 내리는 모습이다. 굿모닝신한, 하나대투증권 등은 이미 지주사 전산센터로 입주를 완료했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특수성을 고려해 단독으로 전산센터를 운영해왔다. 전산센터 운영 뿐만 아니라  증권사 IT 운영도 그룹과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했다.

계열 SI업체도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 그만큼 증권사 IT업무는 분·초에 따라 돈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민감한 영역이었다.

선물옵션 투자자들의 경우 시스템 트랜잭션 처리가 0.1초만 늦어져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삼성SDS가 일찍부터 IT시스템 운영을 시작한 삼성증권을 제외하고는 SK, 구 LG, 현대증권 등은 그룹 내에 SI회사가 있던 시절에도 내부 인력이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그룹 내 보험사들이 주로 아웃소싱 형태로 IT를 운영했던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움직임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2006년 동양종합금융증권이 동양시스템즈에 전산시스템, 인력을 이전하고 2007년 한화증권이 한화S&C에 IT아웃소싱을 시작하는 등 증권사 IT아웃소싱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회선이 느려져서는 안되기 때문에 전산센터 위치도 과거에는 주로 여의도에 위치했다. 신한금융의 경우도 신한그룹 데이터센터 이전이 늦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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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과 생명이 일찍부터 일산에 있는 그룹 전산센터에서 시스템을 운영했던 것과는 달리, 굿모닝신한증권은 2006년에야 일산 그룹 전산센터로 시스템을 이전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굿모닝신한증권과 같은 시기에 분당 하나금융 전산센터로 이전했다.

우리증권이 데이터센터를 이전하면 대형 증권사가 있는 금융그룹계열사의 데이터센터 이전 작업은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