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3의 라이벌 '오프셋 엔진'의 역사

일반입력 :2009/04/02 11:39    수정: 2009/04/02 11:59

이승무 기자

지난 2006년 미국에서 개최된 게임개발자 컨퍼런스(이하 GDC)에서 한 무명 개발사의 게임 데모가 큰 주목을 받았다.

‘프로젝트 오프셋’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게임의 데모는 당시 최신 3D그래픽 게임엔진이었던 언리얼3엔진에서나 구현할 수 있었던 화려하고 정교한 그래픽 효과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당연히 게임에 쓰인 그래픽 엔진에 쏠리게 됐고 이 게임에 사용된 엔진이 게임 개발사 ‘오프셋 소프트웨어’에서 자체 개발한 ‘오프셋 엔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5년 말 공개됐던 데모 영상

오프셋 소프트웨어는 지난 2004년 인디펜던트 게임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획득한 FPS게임 ‘세비지 : 베틀 포 뉴어스(Savage: The Battle for Newerth)’를 개발한 세 명의 젊은 개발자 샘 맥그래이스, 트레비스 스트링거, 트레볼 스트링거가 주축이 되어 설립됐다.

회사 건물을 임대할 돈이 없어 자신들이 살던 아파트에 회사를 차린 그들은 2005년 말 자체 개발 게임엔진인 ‘오프셋 엔진’을 사용한 중세 판타지 FPS게임 ‘프로젝트 오프셋’의 데모 동영상 두 편을 공개한다.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엔진의 완성도는 곧 미국 게임업계에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2006년 2월 13일에는 前블리자드 소속 개발자들이 모여 창업한 게임 개발사 ‘라이선스 계약을 하기에 이른다.

이후 그들은 정식으로 회사 건물을 세우고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 개발자를 모집하기 시작한다. 오프셋 소프트웨어의 채용 공고에 많은 개발자 들이 몰려 들었다. 이 중에는 ‘발더스게이트’ 시리즈로 유명한 ‘바이오웨어’의 수석 기술 아티스트 ‘로드 그린’과 그래픽 카드 개발업체 ‘엔비디아’의 ‘샤리프 엘코트’도 있었다. 이후 이들은 오프셋 소프트웨어에서 핵심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그로부터 수개월 후 개최된 GDC06에서 오프셋 소프트웨어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엔진의 성능을 보여주는 프로젝트 오프셋의 데모 영상을 시연, 게임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엔진 개발에 치중하느라 아무런 수익을 낼 수 없던 그들은 곧 자금난에 허덕이게 되고 개발 진척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젝트 오프셋'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해 봤지만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08년 초 그들의 기술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인텔이 스튜디오를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매수를 제안했고 오프셋 소프트웨어는 이를 받아들였다.

▲2006년 GDC06에서 공개됐던 데모 영상

금전문제가 해결되자 개발 속도는 급격히 빨라졌다. 게임 개발은 물론 오프셋 엔진을 상용엔진으로서 출시하기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됐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부터 27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GDC09에 참가한 오프셋 소프트웨어는 ‘프로젝트 오프셋’을 PC, PS3, X박스360으로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오프셋 엔진의 데모 영상 2편과 게임의 스크린샷을 공개했다.

먼저 산속의 한 유적에 유성이 떨어져 유적이 파괴되는 내용의 첫 번째 영상은 오프셋 엔진이 자랑하고 있는 ▲HDR 풀 렌더링, ▲픽셀 단위의 색 보정, ▲모션블러, ▲XML베이스 쉐이더 모듈에서의 라이트 매핑 등이 높은 퀄리티로 적용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영상을 본 업계 관계자들은 “언리얼3엔진에 필적한다. 아니 더 낫다”, “저사양에서도 이 정도 화면을 볼 수 있다니 놀랍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9년 GDC09에서 공개됐던 첫 번째 데모 영상

다음으로 공개된 영상은 엔진의 편집기를 통해 prefabricated(재사용 가능한 맵 객체)을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편집기는 그림자와 광원 등 이펙트를 설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그 것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직접 게임의 데모를 실행시킬 수밖에 없었다.(물론 가능한 편집기도 있다)

하지만 오프셋 엔진은 편집기 자체에서 그림자와 광원 등 외부 이펙트를 볼 수 있어 개발 시간을 더욱 단축시켜 준다.

북미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기능은 게임 ‘프로젝트 오프셋’에도 추가돼 게이머가 맵을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할 전망이라고 한다.

▲2009년 GDC09에서 공개됐던 두 번째 데모 영상

좁은 아파트에서 단 3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언리얼3엔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오프셋 엔진의 개발사 오프셋 소프트웨어.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게임엔진을 개발하고 싶다는 그들의 꿈이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