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모바일시장 '돌파구를 찾아라'

[빅뱅! 2009 통신시장]⑭새 비즈니스모델 발굴과 글로벌업체들과 경쟁 환경 조성돼야

일반입력 :2009/03/27 18:16    수정: 2009/03/27 18:23

이장혁 기자

개방형 플랫폼과 스마트폰 등 차세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관련 업계가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무선 인터넷을 띄우고도 남을만큼 발전한 반면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데이터 매출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이통사들은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개방되고 서비스가 늘어나면 매출의 무게중심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넘어올 거라 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에 머무는 모습. 여전히 음성 매출이 확실한 캐시카우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휴대폰 업체와 웹서비스 업체들의 모바일 인터넷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도 확산되면서 개방형 모바일 인터넷 확산에 대한 기대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모바일 생태계도 지금처럼 이통사가 호령하는게 아니라 개방형 시대에 걸맞게 SW와 서비스 업체도 참여하는 분할 통치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개방형 시대를 수용하면서 리더십도 유지해야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전술 변화를 놓고 고민하고 고민하는 이유다.

■국내 모바일 시장 '정체 지속'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사업자 3사의 데이터 매출은 몇 년째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2007년 12월 1만1,205원의 데이터 매출을 기록한 후 현재는 그보다 못한 상태로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KTF나 LG텔레콤도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로 인해 부가 서비스 등 데이터 서비스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 뿐 아니라 최근 SMS 요금인하도 데이터 매출 감소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KTF나 SK텔레콤이 2세대(2G) 이동통신서비스를 넘어 3세대(3G)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빠른 속도와 안정성을 기반으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가 큰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국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존 2G에서 3G로 서비스를 바꾼 이유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보다는 단순히 휴대폰 교체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동성·즉시성에 최적화된 서비스 ‘모바일 인터넷’

그동안 단순히 음성통신 서비스만 제공하던 휴대폰이 최근 통신네트워크와 휴대폰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는 모바일의 특징인 이동성과 즉시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핵심적인 서비스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국내 모바일 인터넷 이용량은 아직 크지 않은 편.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가격'이다. 소비자가 모바일 인터넷 사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비싸다고 생각하는 '요금'과 돈을 내서라도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것.

최근 LG텔레콤이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월 6,000원의 저렴한 가격의 '오즈(OZ)'서비스를 내놓았다. 비록 초반보다 가입 성장세는 좀 꺾였지만 현재 60만 명이 넘는 가입자 수를 확보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물론 타 이동통신사업자 관계자에 따라서는 이런 LG텔레콤의 행보에 조금 우려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LG텔레콤 오즈가 무선인터넷 대중화를 이끈다고 하지만 전체 대비한 가입자 수도 턱없이 부족하고 또 점점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LG텔레콤 오즈는 그동안 국내 이용자들이 모바일 인터넷 하면 비싼 요금으로 인식하던 것을 어느 정도 가격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은 과거 음성통화 요금 기반의 매출원 대신 모바일 인터넷과 관련된 모바일 광고나 기타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해서 소비자가 저렴하고 양질의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새 수익모델로 주목받는 '모바일광고'와 '앱스토어'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광고 그리고 모바일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는 특이하게도 이동통신사업자의 입김이 그다지 크지 않는 상황이다.

모바일광고의 경우 이동통신사업자 보다는 구글 애드센스로 유명한 '구글'이 자사의 유선 인터넷 지배력을 모바일 인터넷으로 전이시키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마켓 플레이스의 경우 애플의 '앱스토어'를 비롯,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 뿐만 아니라 휴대폰 1위 제조사인 노키아가 '오비(OVI)'라는 물건을 들고 나왔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이나 OS에 대한 개발력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이통시장 진입을 시도하게 되면 국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양보 없는 경쟁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관련기사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지금의 음성통화 기반의 매출구조를 점차 모바일 인터넷 즉, 데이터 사업 기반으로 전환시킴과 동시에 휴대폰 제조사, 콘텐츠 업체 등 모바일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오는 2013년 쯤 전 세계 모바일 트래픽이 현재보다 66배 정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G 기술이 모바일 인터넷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이동통신사업자들인 단순히 회선 제공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롭게 재편되는 모바일 시장 환경에 사업방향을 맞출 수 있는 혁신적인 전략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