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게임 등록…사업자등록증 필수?

한국, 앱스토어 게임 사전 심의하는 유일한 국가

일반입력 :2009/03/12 11:45    수정: 2009/03/12 12:29

국내 A게임개발사에 다니고 있는 김용대씨(가명)는 최근 애플 아이폰용 게임으로 대박이 났다는 국내 개발자의 뉴스를 접하고 부업으로 아이폰용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앱스토어에 영어버전 게임만 있는 것을 눈치 챈 김용대씨는 한국어로 된 게임을 만들면 대박이 날 것을 예감하고 개발에 열중했다.

그러던 중 국내에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등급심사를 받아야한다는 것을 지인으로부터 듣게 됐다.

그는 게임위에 전화를 걸어 게임등급을 받는 방법을 묻다가 등급을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하다는 말에 힘없이 전화기를 내려놨다.

자신이 다니던 회사는 잡쉐어링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였기 때문에 게임을 개발하려면 직장을 그만 두어야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3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애플 컴퓨터를 구입했지만 개발을 하기로 결심한지 몇일 만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중고시장에 컴퓨터를 매물로 내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애플의 앱스토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한글용 앱스토어 게임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운 것은 이같은 사례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 게임'은 아이팟터치와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게임으로, 개인 개발자들의 신선한 기획력으로 개발해 게이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앱스토어에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게임이다. 하지만 국내 아이팟터치 사용자는 한국어 앱스토어에서 게임 카테고리가 없어 미국이나 다른 나라 앱스토어로 이동해 게임을 내려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이상 현상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라는 게임심사기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외국 게임 개발자가 한국어 카테고리에 등록을 안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임이라는 카테고리를 생성해 게임을 넣게 되면 국내에서는 불법이 된다.

외국인이 한국어 앱스토어에 게임을 올리면 한국에 개인사업자를 등록하고 수수료 10만원 가량을 더 내야 등록이 가능하다.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간도 오래 걸린다.

외국 개발자 입장에서는 한국어 앱스토어 등록을 포기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국내 아이팟터치 판매대수는 1세대와 2세대를 합쳐 비공식적으로 약 50만대가 넘게 팔린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앱스토어 게임을 심의하겠다는 국가는 전 세계를 통틀어 중국과 우리나라 밖에 존재 하지 않는다. 그나마 중국은 게임에 중국을 비하하는 내용만 안 들어가면 사전심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이와 관련해 게임위 관계자는 “앱스토어 관련 게임은 기타게임으로 규정해 최대 10만원만 내면 심의가 가능하다”며 “외국 게임들은 애플측에서 게임을 한번에 모아 신청하는 방식도 협의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코리아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수백개씩 쏟아지는 앱스토어 게임을 심의 받기 위해 매일 수천만 원을 지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국내 서비스를 포기하는 편이 났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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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취재 중 게임위측에는 앱스토어 게임을 심사할 수 있는 아이팟터치를 1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 되었다.

국내 게임 개발자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게임법을 수정해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