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씨소프트, 이제는 리니지 유저와 손잡을 때

기자수첩입력 :2009/03/06 10:43    수정: 2009/03/06 10:46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게임 '리니지'의 불법프로그램 계정이 대거 압류 되는 사태가 발생한지 1개월이 흘렀다.

엔씨는 지난해 9월부터 디텍션플레이 캠페인을 통해 오토 및 핵프로그램을 사용한 유저에 대해 영구제재라는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압류된 계정만 10만개가 넘고 있다.

그 동안 리니지는 오토와 핵프로그램이 만연해 왔다. 특히 핵프로그램을 쓰지 않으면 게임을 즐기지 못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리니지 오토 관련 기사를 송고한 이후 많은 리니지 유저들은 기자에게 메일과 전화를 보내왔다.

대부분 공통된 내용으로 ‘자신도 오토와 핵 프로그램을 싫어 하지만 상대방이 핵 프로그램을 사용해 공격하면 100% 자신의 캐릭터가 사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썼다’라는 하소연이었다.

엔씨소프트 또한 이러한 내용을 알기 때문에 내부 관계자들도 가슴 아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오토와 핵을 사용한 유저보다는 불법프로그램을 제작 및 배포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불법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곳을 제재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문제다. 불법프로그램을 구할 수 없다면 당연히 게임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오토와 핵을 사용하다 영구제재를 받은 유저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리니지 게시판에는 ‘반성운동캠페인’이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자신들도 처벌을 받았지만 불법프로그램 유포자들의 처벌을 적극 찬성하며 불법 프로그램 사용한 것을 반성한다는 것이다.

영구제재를 받았던 유저들이 왜 반성 한다고 글을 올리고 있을까?

기자와 통화 했던 게이머들은 대부분 5~10년간 리니지를 즐긴 사람들이다. 10년을 넘게 한 가지의 게임을 즐겨왔다면 그 유저는 누구보다 리니지를 좋아하고 사랑한 사람이다.

그들에게 있어 리니지 캐릭터는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게임을 즐기려다보니 불법프로그램 제작자들이 나왔고 일부가 사용하자 자신의 분신을 지키려고 사용한 것 뿐이다. 물론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엔씨에서 10년을 동거동락한 유저에게 한 번의 기회는 주어야할 시점이 온 듯 보인다. 유저들도 이제는 불법프로그램이 얼마나 문제가 있었는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엔씨와 게이머의 적은 불법프로그램을 배포 제작하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10년을 함께해온 엔씨와 게이머는 초심으로 돌아가 손을 잡고 불법프로그램을 몰아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