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는 네이버, 첫 상대는 구글

일반입력 :2009/03/04 14:42    수정: 2009/03/04 15:52

김태정 기자

NHN이 일본 검색 시장 공략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무턱대고 달려들기 보다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구축, 현지를 주름잡는 야후, 구글 등과 제대로 한판 붙겠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검색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조원을 넘겼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거대 시장이다. 차기 성장동력 발굴에 고민 중인 NHN이 일본 열도를 주목하는 이유다.

■ 신중에 신중, 완성도 높인다

NHN은 지난 2000년 일본 B2B 검색시장에 진출했으나 사실상 실패했고, 2006년 창업자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직접 나서 재도전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왔다.

이후 NHN은 2008년 내 일본 검색시장에 네이버를 띄울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지키지 못했고 일정은 계속 늦춰졌다. 업계에선 NHN이 일본 검색사업을 다시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대해 NHN은 3일 “현재 일본 상황이 철저한 완성도를 요구하기에 프로젝트가 길어지고 있다”며 일본 시장 공략 의지를 분명히 했다.

■ 야후 이어 구글도 진입장벽

일본 검색시장은 1위 야후가 6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 ‘국민포털’ 대접까지 받고 있다. 일본에서 야후의 입지는 10년 넘게 굳건했고, '타도 야후'의 함성은 아직까지 구호에 그쳤다.

야후는 세계 각지에 구축한 검색엔진 중 일본에서 가장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고, 커뮤니티나 전자상거래 등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씨넷재팬은 “수년간 일본인들의 머리에는 ‘포털=야후’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는 구절을 보도에 종종 넣기도 한다.

NHN도 이같은 분위기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해도 당장 야후 자리를 노리기보다는 ‘시장 안착’이 현실적 목표다.

그런데 복병이 나타났다. ‘검색황제’ 구글이 단숨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

구글은 2002년 일본에 진출한 이래 2006년 말까지 점유율 5% 안팎에 그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검색황제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초 일본 시장 점유율이 30%를 돌파한 것.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폐쇄된 국내 웹환경과는 달리 일본은 모든 콘텐츠가 열려있기에 구글 검색엔진 기능이 100%로 발휘됐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부상은 NHN의 일본 시장 공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글 뿐만 아니다. 중국 검색 1위 ‘바이두’도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두가 NHN이 넘어야할 상대들이다.

■ 일본 누리꾼 검색패턴 연구 몰두

NHN은 지난 1월 검색 데이터 분석 자회사 ‘NHST’ 일본 법인을 후쿠오카시에 세웠다. 현지 누리꾼들의 검색 패턴과 요구사항 등을 분석,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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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일본 공략을 위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NHN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09년에만 일본 검색시장 진출에 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설립한 네이버재팬의 콘텐츠 제작과 포털 DB 구축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NHN은 일본에서 인기몰이 중인 ‘한게임’도 검색사업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게임은 일본 온라인 게임들을 누르고 1위에 등극, NHN 이름 알리기에 톡톡히 몫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