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 ‘테트리스 울고 몬스터헌터 웃고’

일반입력 :2009/02/24 14:34

국민게임 ‘테트리스’가 저작권으로 인해 국내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사람들은 ‘테트리스’를 단순한 심심풀이용 게임 정도로만 여겼다.

당시 국내 동시 접속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겼지만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테트리스’를 높게 봐주진 않았다.

그러나 2006년 갑자기 들이닥친 ‘테트리스’ 저작권 폭풍으로 인해 국내 모든 게임 서비스가 중단 되었다.

오래 전부터 게임의 역사를 함께하며 초보 게이머들의 입문서와 같은 역할을 했던 ‘테트리스’ 서비스 중단에 대한 아쉬움은 그 어떤 게임보다 높았다.

그 후 2년 만인 2008년 ‘한게임’이 ‘지스타2008’에서 ‘테트리스’의 귀환을 알렸다. 그냥 단순히 돌아오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완벽한 퍼즐 게임과 더불어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 인기가수가 참여해 더욱 흥미로운 BGM까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화려하게 컴백했다.

NHN이 테트리스를 다시 부활시킨 것은 전략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NHN의 게임포털 한게임은 지난해 약 3천5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이미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스톱, 포커 등의 사행성 게임이 대다수 매출을 차지한다는 비판 때문에 게임업계 1위라는 평가는 받지 못해왔다.

NHN은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로열티를 요구하는 ‘테트리스’를 중단시켰다가 다시 개편해 선보였다.

‘테트리스’가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자 연락이 끊겼던 오랜 친구가 되돌아 온 것만큼이나 유저들은 ‘테트리스’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화투나 포커만큼 전국민이 즐길 수 있는 국민게임이 없었던 상황에서 건전한 게임인 ‘테트리스’가 500만 누적 사용자를 돌파하고 게임노트 주간순위에서도 2주연속 10위를 차지하자 많은 사람들이 웹 보드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한게임 ‘테트리스’가 3월 10일 유료화의 시작을 알리자 유저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유저 이탈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해 1월 초까지만 해도 Top 10안에 들던 ‘한게임 테트리스’의 순위가 2월 5일 유료화 발표 이 후와 비교해 6단계이나 하락했다.

한게임 측의 '테트리스' 요금제 정책 변화 내용을 살펴보면, 대전게임 내에서 하루 동안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횟수를 30회까지 제한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일정 금액의 비용을 과금 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해당 유료화 정책에 따른 유저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 ‘테트리스’의 묘미는 상대방과 대전을 통해 레벨 상승을 하는 것인데 30판은 이런 유저들의 기준에 턱없이 모자란 혜택인 것이다.

또한 어렸을 적부터 어디서든 쉽게 공짜로 즐길 수 있었던 게임을 갑자기 돈 내고 즐겨야 한다는 점이 유저들에게는 강한 거부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게임이 정식 서비스 중인 ‘몬스터헌터 온라인’이 결국 지난 12일 전면 무료화로 전환, 서비스 한다고 밝혀 온라인 게임에서는 다소 약한 면모를 보였다.

IT 기업 가운데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NHN이지만 정통 게임시장에서만큼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NHN은 지난 9월 일본의 거대 콘솔게임회사 캡콤이 개발한 ‘몬스터헌터 온라인’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며 국내로 유통해 서비스 유료화를 시작 했지만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복잡하고 난해한 조작법과 일본 보다 느린 업데이트 등 많은 문제점을 들어내고 말았다.

결국 한게임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유료화 실패를 인정하며 조작법 및 인터페이스 개선과 함께 지난 12일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대대적인 인터페이스 개선과 함께 이루어진 ‘몬스터헌터 온라인’의 재오픈 이후의 변화를 살펴보면 현재 신규가입수도 꾸준히 증가하며 게임노트 주간순위에서 2주 동안 27계단이나 상승한 47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NHN의 온라인게임시장 도전은 2009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NHN은 계열사를 통해 온라인게임 개발사 웹젠을 인수하고 블록버스터급 기대작 'C9'을 비롯해 '테라', '킹덤 언더 파이어2' '워헤머온라인' 등 4개 퍼블리싱 신작게임을 연내 선보여 MMORPG 서비스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한게임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의 장르가 다양화되면 그 동안 고스톱, 포커 게임으로 인한 사행성 보드게임 중심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게임포털로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