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대부분 버려진다

일반입력 :2009/02/23 11:14    수정: 2009/02/23 13:57

황치규 기자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SW파워를 끌어올려 하드웨어 중심으로 돌아가던 게임의 법칙을 바꿨다는 애플 앱스토어 사용 실태가 공개됐다. 사용자들이 다운로드는 많이 했지만 실제로 쓰는 비중은 아직까지 매우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버려진다는 얘기다.

핀치미디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앱스토어에서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사용자중 단지 20%만이 다음날 그것을 사용했고 이후에도 쓰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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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애플리케이션도 휘발성이 강했다. 구매한 뒤 30%정도만이 다음날 사용했고 이후에는 무료 애플리케이션과 마찬가지로 폐기처분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용자중 10% 정도가 나중에도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씨넷뉴스에 따르면 기가옴이나 테크크런치같은 미국 블로그 기반 온라인 미디어들은 지난해 8월 이같은 흐름을 파악했다. 그러나 당시는 앱스토어가 문을 연지 한달밖에 안된 시점이었다. 저조한 사용률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였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폰 사용자들이 제대로 쓰지 않은 현상이 계속되면서 앱스토어 포화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마케팅에 있어 앱스토어를 전진배치했다.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애플리케이션 종류와 깊이를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씨넷뉴스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호소력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숫자가 많은게 무슨 소용인가?"라며 "핀치미디어 조사는 앱스토어가 포화되고 있는 것 아닌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핀치 미디어 CEO인 그레그 야들레이는 상황을 약간 다르게 해석했다.

그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는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내려받을 수 있지만 써보고 구입할 수 있는 기능은 부족하다. 일단 내려받고 제대로 쓰지 않은 것은 어느정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더구나 앱스토어에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올라오며 유료라도 해도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신중하게 쇼핑할 동기가 부족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오랫동안 쓰지 않는다고 해도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는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통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일단 써볼려고 한다는 것은 개발자들에게는 매력적이다. 그런만큼 무료나 광고 기반 모델보다는 사용자들에게 요금을 받는 유료 애플리케이션 전략이 현실적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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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뉴스는 애플이 앞으로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프로모션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의 앱스토어는 프로모션 매커니즘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7월 개설된 애플 앱스토어는 6개월여만에 다운로드수가 5억회를 돌파했다.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수도 1만5,000개를 넘어서는 등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등록 애플리케이션수가 2만개를 넘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