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돌파구 어디에

[빅뱅! 2009 통신시장]⑩지상파DMB 회생 위해, 새로운 수익모델 필요

일반입력 :2009/02/22 14:19    수정: 2009/02/22 14:27

이설영 기자

지상파DMB가 회생 가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1,600만대의 기록적인 단말기 보급대수에도 불구하고 지상파계열사업자를 제외한 신규사업자들은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상파DMB의 부실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지상파DMB특별위원회(이하 DMB특위)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DMB 단말기는 약 1,600만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비스 시작 불과 3년 만에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단말기가 팔려나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괄목할 만한 점이다. 올해는 단말기 보급대수가 2,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유일한 수익모델인 광고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사업자인 한국DMB와 U1미디어의 지난 1월 광고매출액은 총 5,3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U1미디어가 총 11억원의 광고매출을 올려, 매달 1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침체의 여파가 지상파DMB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DMB 업계에서는 광고만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끌고가기 어렵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신규사업자, 증자 없이는 자본잠식 우려

YTNDMB, 한국DMB, U1미디어 등 신규사업자들의 경우 약 300~360억원에 달했던 자본금이 현재 60~70억원 남짓 남아있는 상황이다.

DMB특위에 따르면 매달 방송사 운영 및 안테나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6억원. 한국DMB의 경우 현재 자본금이 지난 1월말 기준으로 58억원이 남아있어, 매달 6억원이 운영비로 쓰인다고 했을 때 올해 안에 자본잠식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방송법 개정으로 지상파DMB 1인 소유지분제한이 기존 30%에서 49%로 완화되면, 증자가 가능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이 매우 급박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DMB특위 관계자는 현재처럼 광고로만 이뤄진 수익모델로는 신규사업자는 물론이고 지상파계열사업자도 사업을 이어 나가기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매달 지하철 기관에 내는 점용료도 부담이다. 지난해의 경우 6개 사업자가 총 20억원을 지하철 점용료로 냈다. 현재는 재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이 비용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지하철에서 DMB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을 지도 불확실하다. 서비스를 이용하던 사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되지만, 회사의 존립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상파DMB의 지하철 서비스는 지난 '06년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당시 수도권지상파DMB 6개 사업자는 공동으로 지하철 중계망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 기관의 공간을 이용하는 대가로 점용료를 내고 있다.

DMB특위 측은 이런 상황에서 오는 5월 개통 예정인 서울 지하철 9호선과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역 지하철에서의 중계망 구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 중이다.

■광고제도 개선·다른 수익모델 필요

DMB특위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내세우는 것이 개통료이다.

DMB특위 관계자는 사용자들에게 개통료로 1만원 정도만 받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데, 사업자가 나서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 만약 이것이 실현된다면 적자폭을 현재에 비해 절반정도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료보편적인' 서비스로 출발한 지상파DMB가 사업운영상의 판단 실수로 이제 와서 개통비를 받으려고 하는 거냐는 비판어린 시선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당시 여러 연구기관에서 지상파DMB에 대해 수많은 장밋빛 전망을 했지만, 어쨌든 지금 상황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사업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으로 사업을 영위 하기에 힘들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다른 방법을 찾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방송이나 양방향 방송 등 서비스 시작 초기에 기대됐던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것도 지상파DMB를 부진에 빠지게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 계획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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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오는 10월1일부터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DMB 화면에 영상·음향 및 데이터 서비스가 함께 표시되는 것으로 화면상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골자다.

DMB특위 관계자는 1,6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매체파워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광고 시스템이 기형적이어서 수익이 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광고 모델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