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포폰', 이통사가 방조?

'대포폰' 폐해와 대책(하)

일반입력 :2009/02/18 10:52    수정: 2009/02/18 14:08

김효정 기자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대포폰이 시중에 유통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통사 유통망 관리의 허점에 기인한다. 물론 대포폰 업자의 교묘한 술책과 이에 빠져드는 명의도용자가 있고, 이들에게 마땅한 법적 처벌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이통사에 위탁을 받아 휴대폰을 판매하는 판매점에서는 대포폰에 대한 이통사의 적극적인 방지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들 유통판매점은 본사 직영점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단말기 판매 수수료만 챙기는 중개사업자라고 할 수 있다.

이통사들은 이들 판매점을 통해 대포폰 피해(요금체납 등)가 발생했을 경우, 그 책임을 명의자나 대포폰 업자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판매점에 이관한다. 1차적으로 고객과 대면 현장에서 대포폰을 의심 없이 개통시켜줬다는 책임을 묻는 것이다.

■가입 후 해지가 안 되는 3개월 동안 피해 발생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통사에 가입해 휴대폰을 개통하면 3개월간 해지를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실질적으로 대포폰 개통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이후 대포폰으로 의심이 된다고 해도 이 3개월 규정 때문에 그 피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한 판매점의 판매업자는 대포폰인 경우, 이 3개월 동안 소액결제나 과다한 문자 발송을 하고 요금은 한 푼도 내지 않는다며 그러나 3개월 동안 요금을 내지 않아도 해지가 안되기 때문에 3개월 후에 적체된 요금이 곧 판매업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은 이렇게 밀린 요금을 판매업자에게 전가시키기 때문이다. 이통사 직영점이나 대형 대리점과 달리 유통판매업자들은 통화수수료를 받지 않고, 휴대폰 판매에 따른 수수료만 챙긴다.

■이통사 피해는 ‘거의 없어…’

그러나 대포폰으로 요금이 적체될 경우, 계약에 의해 이 모든 비용을 판매점에서 계산하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통사로부터 단말기 판매수익금이 지불되지 않고, 더구나 판매업자가 밀린 요금을 내지 않겠다고 버티면 이통사는 보증보험사를 통해 강제 이관시켜 피해액을 보상토록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직영점에서 발생하는 피해 외에는 대포폰에 대한 피해를 거의 보지 않는다. 즉, 판매점에서 대포폰을 개통한 대포폰 업자나 명의도용 당사자는 거대 이통사의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판매업자는 문제는 대포폰 업자들이 판매점에 책임이 넘어가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대포폰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개인사업자가 소송까지 진행해 밀린 요금을 받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크다며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민원을 하더라도 이통사 눈치를 보느라 별다른 대책을 세울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해법은 없나?

이렇듯 대포폰 유통이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할 만한 대책은 부족한 현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사회 암적인 존재 '대포폰'의 폐해를 줄일 수 있을까? 통신서비스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명확한 정책 수립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대포폰으로 의심되는 개통자나 사용 패턴에 대한 신고 시스템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대포폰으로 의심된다고 해도 신규가입자의 3개월 해지 금지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간 중이라도 과도한 문자 서비스 이용이나 소액결제 이용, 요금을 체납하는 사용자를 방통위 등에 신고해 대포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과거 휴대폰 개통 이력이나 현재 체납 현황 등을 고려해 대포폰 의심자를 각 유통대리점에 전산상으로 주의 표시를 해 줌으로써 개통시 판매업자들에게 인식시켜 줄 필요도 있다. 한 판매업자는 전산 조회 시 대포폰으로 의심이 되더라도 고객유치 욕심 탓에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판매점에서는 개통자에 대한 간단한 정보 밖에 볼 수 없어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외에도 대포폰을 통해 주로 악용되는 소액결제 회사에도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즉 이동통신 요금을 체납하고 있는 사용자가 지나치게 많은 소액결제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이통사-소액결제 회사 간 연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론 개통을 시켜준 유통판매점에 1차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이통사가 이들에게 피해만 떠넘기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도의적으로 비난 받아야 한다. 결국 이통사와 담당기관에서 나서야 대포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