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흥미로운 '리눅스 뒤집기' 작전

일반입력 :2009/02/13 11:28    수정: 2009/02/13 11:32

황치규 기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리눅스를 상대로한 흥미로운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어서 주목된다. 공세적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리눅스가 강세를 보이는 웹 분야에서 지분 확대에 나선 것.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유율을 놓고 윈도와 한국레드햇으로 대표되는 리눅스 진영간 실력대결이 펼쳐질지가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그동안 윈도와 리눅스는 서로 치고받고 싸우기보다는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한채 각각의 생태계를 키워왔다. 유닉스 인터페이스와 닮은 리눅스는 DNA가 다른 윈도 보다는 사촌격인 유닉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MS가 윈도서버2008을 내놓으면서부터 분위기는 달라졌다. 한국MS는 윈도서버2008에 약점으로 지목됐던 PHP 지원 기능을 추가해 향후 웹 분야에서 리눅스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겠다는 뜻을 강하게 에고했다.

윈도서버2008 선봉, 웹지분 키운다

리눅스 마이그레이션 프로모션의 핵심은 리눅스 운영체제(L), 아파치 웹서버(A), 마이SQL DBMS(M), PHP  프로그래밍 언어(P)로 이어지는 오픈소스 '빅4'에서 리눅스 대신 윈도를 집어넣는게 골자다.

MS 웹서버나 DB 대신 오픈소스SW를 쓰는 기업들이라도 OS 만큼은 윈도를 쓰게 하겠다는 얘기다. 한국MS가 요즘들어 오픈소스와의 동반성장을 외치는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오픈소스와 날을 세웠던 과거의 MS와 지금의 MS는 노선이 많이 달라졌다.

LAMP 스택은 웹분야에서 많이 쓰인다. 다른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MS 지분이 적은 분야도 바로 웹이다. 그러나 한국MS는 윈도 서버2008에서 PHP를 지원하는 만큼, 이제 윈도를 리눅스 대안으로 밀어부칠만 판이 깔렸다는 입장이다.

한국MS의 김성호 비즈니스 마케팅 담당 부장은 "오픈소스SW와는 협력하겠다는게 MS의 입장이지만 리눅스의 경우에는 경쟁쪽에 가깝다"면서 "기업들이 리눅스에서 윈도 환경으로 바꿀 수 있도록 제품과 구체적인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어려운 법이다. 리눅스 쓰다가 윈도로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김성호 부장은 "쉽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웹의 경우 이제 리눅스 보다는 윈도를 쓰는게 장기적으로 유리해졌다"고 강조했다. 초기 도입 비용은 리눅스가 저렴할지 몰라도 향후 관리나 유지보수까지 감안하면 윈도가 낫다는 것이었다.

김성호 부장은 또 "마이그레이션 프로모션을 통해 LAMP에서 리눅스 대신 윈도로 바꾼 고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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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테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윈도를 기반으로 마이SQL과 PHP를 올려 웹사이트(www.zconvert.com)를 오픈했다.  민동준 ISA테크 대표는 "윈도와 SQL서버를 동시에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줄 알았으나 기존에 쓰던 마이SQL과 연동이 가능해 비용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MS는 리눅스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웹 분야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김성호 부장은 "그동안 윈도서버가 웹쪽에서 PHP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약했는데, 윈도서버2008을 통해 문제가 해결됐다"면서 리눅스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