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원 SKT 사장, '바쁘다 바빠'

KT합병, 영화배우 전지현 휴대폰 복제 등 민감한 이슈 발생

일반입력 :2009/02/06 16:48    수정: 2009/02/08 14:35

김효정 기자

올해 초 SK텔레콤 사장으로 취임한 정만원 사장이 취임 초부터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KT-KTF 합병과 더불어 전지현 휴대폰 복제 등 굵직한 이슈로 인해 예정돼 있던 해외행사까지 취소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정만원 사장이 올 16일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09'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이번 행사에 앞서 개최되는 3GSMA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사장의 이번 행사 참가는 이미 한달 여 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특히 3GSMA 이사회의 경우 정사장의 취임 이후 첫 행사로, 이사회 멤버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측은 최근 시장 상황으로 정사장이 처리할 업무도 많고, 3GSMA 이사회는 오는 6월 국내에서 개최될 예정이라 이번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사장이 KT-KTF 합병 대책 마련이라는 중요한 이슈 때문에 우선순위를 국내에 맞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텔레콤에게 있어 KT-KTF 합병은 국내 통신시장의 주도권 잡기와 향후 유무선 결합서비스 경쟁력 확보의 최대 걸림돌.

정사장은 취임 후 조직 및 경영 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를 '긴급상황'으로 간주하고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정사장은 3월 주주총회 후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1분기 실적이 나오는 4월경 경영 파악을 마치고 언론에 데뷔할 생각이었다.

■전지현 휴대폰 복제도 '걸리네'

설상가상으로 지난 5일 영화배우 전지현씨의 휴대폰 복제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SK텔레콤을 압수수색했다.

전지현씨가 가입했던 이동통신사가 SK텔레콤이고, 휴대폰 불법복제를 위해서는 복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말기의 '전자적 고유번호(ESN)'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른바 '전지현폰 사건'으로 지난 5일 SK텔레콤을 압수수색하고 단말기 고유번호 조회자료와 복제감시시스템에서 최근 2년간 복제 의심폰으로 감지된 목록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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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불법복제는 3개 이통사에서 알게 모르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톱스타 전지현씨의 경우, 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SK텔레콤이 내부적으로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얼마 전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의 새 수장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정사장은 말 그대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이번 일련의 사태는, 과거 SK네트웍스에서 탁월한 위기극복 능력과 추진력을 과시했던 정사장의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