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레그 상무장관 내정에 보안업계 긴장

일반입력 :2009/02/06 10:52    수정: 2009/02/06 13:22

김태정 기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 상무장관 후보로 공화당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지명됐다. 올해 61세인 그는 뉴햄프셔 주지사와 상원 재무위원회 출신이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침체 해소에 있어서 공화당 지원을 이끌기 위해 그레그를 지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팀에 그레그의 뛰어난 안목과 경험이 더해졌다”며 “미국의 해외 비즈니스가 더 개방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데 그레그 지명을 두고 세계 IT 업계는 마음이 편치 않아 보인다. 특히 보안업계는 적잖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그레그는 암호화 제품의 일반 판매 금지를 주장해온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 암호화 제품은 수사기관을 비롯한 정부조직만의 특권으로 남겨야 한다고 그는 종종 밝혀왔다.

이런 그레그를 두고 “CIA만 암호화 제품을 쓸 수 있는가?”라는 조롱을 던지는 이들도 많은 것이 사실.

그레그의 지난 행적을 살펴보면 보안업체 입장에서 거의 ‘가관(?)’ 수준이다.

9.11 테러가 기밀성 높은 암호화 제품의 일반 판매 때문에 생겼다고 외치는가 하면, 기업은 정부기관에 모든 암호 해독법을 공개하라며 텔레비전 토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만약 그의 주장이 현실화됐다면 SSL 암호 기술을 탑재한 웹브라우저나, 디스크 암호화 OS 등은 우리 곁에 없었을 것이다.

여전히 그는 ‘암호화 제품 금지’를 주장한 최초, 그리고 유일한 상원의원이다.

그레그는 상무장관 지명을 받은 뒤 암호화 제품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미 언론들의 분석과 전망만 보태지고 있을 뿐이다.

씨넷뉴스는 3일 “그레그 의원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암호화 제품 제한 방책을 다시 꺼내들지 않기 바란다”고 보도했다.